젊은 여성 위암 환자 '경고등'…남성보다 예후 불량
입력 2026.06.10 11:18
수정 2026.06.10 11:18
분당서울대병원, 위암 환자 1만4739명 분석
젊은 여성서 예후 나쁜 ‘미만형 위암’ 비율 높아
“40세 미만 검진 사각지대…고위험군 관리 강화해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50세 미만 젊은 여성 위암 환자의 예후가 같은 연령대 남성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성 위암을 하나의 집단으로 보기보다 연령과 조직형에 따라 세분화한 맞춤형 진단·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나영·최용훈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23년까지 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 1만4739명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 병기, 조직형에 따른 생존율 차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위암은 국내에서 여전히 발생률이 높은 암종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위암 신규 환자 수는 2만8943명으로 전체 암 발생 순위 5위를 기록했다. 남성에서는 세 번째, 여성에서는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위암은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왔지만, 여성 위암 환자의 예후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상반된 결과가 보고돼 왔다. 일부 연구에서는 여성의 생존율이 더 높다고 분석한 반면, 젊은 여성이나 진행성 위암 환자에서는 예후가 더 나쁘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보다 정밀한 분석에 나섰다. 특히 여성은 연령에 따라 에스트로겐 등 성호르몬 환경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단순히 성별만으로 위암의 특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성별 및 연령에 따른 위암 조직형 분포 ⓒ분당서울대병원
분석 결과 전체 위암 환자의 위암 특이 생존율에서는 성별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연령별로 세분화했을 때는 다른 양상이 확인됐다. 50세 미만에서는 여성 환자의 생존율이 남성보다 낮았으며, 60세 이상에서는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한 경향을 보였다. 또한 여성 위암 환자의 평균 진단 연령은 남성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의 핵심 원인으로 위암 조직형에 주목했다. 여성 환자에서는 암세포가 위벽을 따라 퍼져 나가는 ‘미만형’ 위암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으며, 특히 50세 미만 젊은 여성에서 두드러졌다.
남성의 경우 나이가 증가할수록 미만형 위암 비율이 빠르게 감소해 50대부터는 일반적인 덩어리 형태의 ‘장형’ 위암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여성은 미만형 위암 비율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해 70대에 이르러서야 남성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미만형 위암은 장형 위암보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치료가 까다로우며 예후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차이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에스트로겐 알파(α) 수용체는 미만형 위암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반면, 에스트로겐 베타(β) 수용체는 장형 위암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전이 여성에서 미만형 위암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나영 교수는 “위암 환자의 예후는 성별뿐만 아니라 및 연령, 조직형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더욱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며 “50세 미만 젊은 여성에서 미만형 위암의 비율이 높고 병기가 진행된 양상이 나타나는 만큼, 가족력이나 헬리코박터 감염 등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보다 적극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40세 미만 여성은 국가암검진 대상에서도 제외된 주요 사각지대”라며 “국가암검진 연령 하향이나 고위험군 선별을 위한 펩시노겐Ⅱ 및 헬리코박터 혈청 검사 지원 등 제도적 접근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