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안 무섭다"…고령환자 모시는 삼성서울병원 '시니어 라운지'[체험기]
입력 2026.04.27 13:55
수정 2026.04.27 14:03
삼성서울병원, ‘SMC 시니어 라운지’ 운영
진료 동선·절차 눈높이에 맞춰 반복 설명
“AI 기반 의료 환경 확대…환자 맞춤 환경 조성 주력”
삼성서울병원 'SMC 시니어라운지' 창구 앞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 본관 한 켠. 진료를 받기 위해 모인 환자들 사이로 ‘SMC 시니어 라운지’라는 전용 안내창구가 눈에 띈다. 이달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곳은 일반 창구와 별도로 고령 환자를 위한 맞춤형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일반 안내창구가 효율적이고 빠른 응대에 초점을 맞춘다면, 시니어 라운지는 환자의 이해도를 확인하며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둔다. 병원 구조와 진료 절차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고령 환자의 특성을 반영한 조치다.
이날 병원에는 시니어 라운지를 이용하려는 고령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볐다. 대기석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앉아 있었고, 창구 앞에는 안내를 받기 위한 줄이 이어졌다. 직접 이용해보기 위해 길게 늘어선 환자들 사이로 한동안 대기해야 했다.
현장에서 만난 병원 관계자는 “첫 진료 방문 환자가 많다 보니 진료 일정과 위치 확인, 병원 이용 동선 문의가 가장 많다”며 “접수 절차나 지참 서류, 문자로 안내된 내용에 대한 추가 설명 요청도 많은 편이라 천천히 반복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 10팀 가량의 상담이 이어진 뒤 시니어 라운지를 체험해볼 수 있었다. 안내 직원은 신분증과 연락 가능한 휴대전화 번호를 확인한 뒤, 당일 진료 일정 전반을 하나씩 짚어 설명했다.
시니어 라운지 안내 직원이 오늘의 진료 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건네받은 ‘오늘의 병원 일정 안내’ 종이에는 진료 시간과 진료과, 담당 의료진, 이동 경로가 큰 글씨로 정리돼 있었다. 직원은 종이에 동선을 표시하며 “검사 후에는 이쪽으로 이동하시면 된다”고 안내했고, 이해 여부를 확인하며 설명을 반복했다. 고령 환자를 고려해 안내문 글씨를 키우고, 어려운 의학 용어 대신 쉬운 표현을 사용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
키오스크 등 전자기기 사용이 어려운 환자를 위한 배려도 돋보였다. 시니어 라운지 인근 키오스크 앞에서는 사용법을 몰라 발걸음을 멈춘 환자들에게 직원들이 다가가 안내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고령 환자들이 진료실 위치나 검사 동선을 파악하지 못해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키오스크와 모바일 기반 안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디지털 기기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환자들의 불편이 커졌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서울병원은 시니어 전용 안내창구를 통해 병원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선을 줄이고, 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 들어서면서부터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진료 전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자 안심된다는 의견이 많다”며 “이용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병원 내원객이 삼성서울병원 'SMC 시니어 라운지'에서 안내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삼성서울병원은 시니어 라운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환자경험관리(PEM)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접점 부서를 중심으로 정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문강사의 1대1 현장 응대 코칭도 도입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고령화 흐름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의료 현장에서는 고령 환자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단순한 진료를 넘어 환자가 병원 이용 과정을 쉽게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병원 서비스 경쟁이 이제는 '의료의 질' 뿐 아니라 '환자 경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본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진료 결과 못지않게 안내 체계와 이동 편의성, 정서적 안정이 치료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앞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환경이 확대될수록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모두가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