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방송이 왜 초등학교 앞에…통학로 BJ들 흡연에도 막을 법 없다
입력 2026.04.27 10:02
수정 2026.04.27 10:05
ⓒ A스튜디오 SNS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 이른바 ‘사이버 룸살롱’으로 불리는 성인 방송 스튜디오가 들어서면서 교육환경 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행법상 학교 앞 설치 제한 업종에 해당하지 않아 제재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다.
2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초등학교에서 약 100m 떨어진 건물 지하에는 지난해 3월부터 ‘엑셀 방송’ 전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A 기획사가 입주해 있다.
엑셀 방송은 여러 여성 인터넷방송 진행자(BJ)를 출연시켜 선정적인 춤을 추거나 자극적 행동을 하도록 한 뒤 후원금 순위를 엑셀(Excel) 문서처럼 정리해 보여주는 방송으로 ‘사이버 룸살롱’이라고도 불린다. 앞서 국세청은 이를 사회 규범을 어지럽히는 유해 콘텐츠로 규정한 바 있다.
현장에서는 짧은 치마 등 노출이 심한 옷차림의 여성들이 드나드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들이 거리에서 흡연하거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등하굣길 초등학생들과 동선이 겹치고 있다.
5학년 안 모군은 “짧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돌아다녀 불편하다”고 말했고 6학년 정 모양 역시 “이상한 방송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담배 피우는 모습도 여러 번 봤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학부모들의 항의도 빗발치고 있다. 6학년 자녀를 둔 이 모씨는 “아이들이 오가는 길에서 이런 장면을 마주하는 게 불편하고 옷차림에 대해 묻는 자녀에게 설명하기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강남구는 지난 23일 경찰·학교 관계자 등과 합동 점검을 실시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스튜디오 대여업’으로 등록돼 있어 교육환경 보호구역 내 제한 업종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내부가 밀폐된 유흥시설 형태가 아니라는 이유로 청소년 유해업소로도 분류되지 않았다.
결국 당국은 외부 흡연 자제와 복장 주의 권고 수준의 조치만 내렸다. 강남구 관계자는 “현행 규정으로는 추가 제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성인 콘텐츠 출연자들이 직간접적으로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초등학생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법과 제도가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