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격화에도 'AI 열풍'…"반도체 전선 이상 없다"
입력 2026.04.12 12:00
수정 2026.04.12 12:00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
유가·금리 상승보다 '시장 선점'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확장세 예고"
중동전쟁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AI 경기 확장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한국은행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AI 경기 확장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 악재 속에서도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의지가 꺾이지 않으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수혜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이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세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중동전쟁이 반도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현 단계에서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반도체 사이클이 글로벌 경기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과 달리, 이번 사이클은 'AI 주도권 확보'라는 전략적 목표에 의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은 AI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이것이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AI 투자는 엄격한 수익성 분석보다는 미래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적 성격이 짙다.
이에 비용 부담 증가가 투자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단계라는 분석이다.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 역시 아직은 큰 걸림돌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기 통신인프라 투자가 외부조달 의존도가 높았던 것과 달리, 최근의 AI 인프라 투자는 현금창출력이 견조한 빅테크 기업이 투자를 주도한다"고 짚었다.
단기적인 금리 상승이나 금융 여건 변화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이번 전쟁을 계기로 국가 차원의 소버린 AI 구축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관련 인프라 수요가 자극받는 측면도 있다.
ⓒ한국은행
중동 지역 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은 일부 지연될 수 있지만,전체 반도체 경기에 미치는 타격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급망 측면에서도 당장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브롬, 헬륨 등 주요 반도체 소재는 이미 수개월 분의 재고가 확보돼 있고, 대체 조달 역시 가능해서다.
다만 보고서는 전쟁 상황이 극단적으로 악화돼 금융 경제적 파장이 심화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는 나타냈다.
전쟁 장기화로 인해 ▲AI 투자의 수익성 검증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빅테크의 자금 조달 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대만 등지에서 에너지 문제로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에는 메모리 수요가 간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우리 수출은 메모리산업의 독보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AI로의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수혜를 크게 받고 있다"며 "과거 반도체 확장기보다 수급 불균형이 더 크고 지속기간도 길어지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경기 확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향후 반도체 경기 확장세의 지속 기간은 특정 시기로 전망되기보다는 매우 유동적"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