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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멈춰선 원전 재가동해야 [기자수첩-정책경제]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입력 2026.04.06 07:13
수정 2026.04.06 07:13

고리 3·4호기·한빛 1호기 등 계속운전 허가 대기

원전 1기 대채 위한 LNG 도입비용 하루 수십억원 달해

미국 80년까지 연장 등 전세계 각국 수명 연장 추세

우리나라 원안위 심사 등 경직된 행정 절차로 속도 못 내

부산 기장군의 한 마을에서 바라본 고리원전 2호기(오른쪽)와 영구 정지 8년 만인 지난 6월 해체가 결정된 고리원전 1호기(왼쪽) 모습.ⓒ뉴시스

중동발 전쟁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고조될 때마다 국내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즉각 반응한다.


자원 빈국이자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대한민국에 '에너지 안보'는 곧 생존의 문제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카드인 원자력 발전소는 규제와 행정의 늪에 빠져 제 성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중동 사태 등에 따른 연료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가동률을 현재 60% 후반에서 80%대까지 최대한 끌어올리기로 했다. 지극히 타당한 방향이다.


하지만 현장의 실상은 녹록지 않다. 설계수명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가동을 멈췄거나 곧 멈출 예정인 원전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고리 2호기를 시작으로 3·4호기, 한빛 1호기 등이 계속운전 허가를 기다리며 서 있다.


원전 한 기가 멈출 때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사들여야 하는 LNG 수입 비용은 하루 수십억원에 달한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널뛰는 상황에서 원전 가동 중단은 곧 무역 수지 악화와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중동 사태로 연료 공급망 자체가 흔들릴 경우 대체 연료를 구하는 것조차 불가능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원전을 단지 행정적 절차 때문에 세워두는 것은 국가적 자원 낭비를 넘어 안보 공백에 가깝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수명연장을 통한 계속 운영은 하나의 당연한 정책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이미 원전 수명을 60년에서 80년까지 연장하는 추세이며 일본 역시 전력난 해소를 위해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과거 '탈원전' 정책의 여파로 계속운전 신청 시기를 놓친 데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경직된 심사 절차에 발이 묶여 있다.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하지만 안전 확인이 발목 잡기가 돼서는 안 된다. 최신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보강했다면 행정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해 하루라도 빨리 전력망에 투입해야 한다.


원전 계속운전은 단순히 과거의 시설을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요동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 경제를 지탱할 가장 확실한 방어막을 치는 일이다.


에너지 정책에는 나중에가 없다. 골든타임을 놓친 뒤에 켜지는 경고등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정부와 원안위는 지금이 에너지 비상 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 멈춰 선 원전의 시계를 다시 돌리는 일, 그것이 불확실한 미래로부터 우리 산업과 민생을 지키는 가장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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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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