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판 흔드는 합종연횡…삼성·LG, 플랫폼으로 맞선다
입력 2026.04.04 07:00
수정 2026.04.04 07:00
중국 TCL-일본 소니 합작법인 설립 최종 계약 완료
中 하드웨어·日 소프트웨어 결합…상호 보완 관계
韓 가전업계, OS 기반 플랫폼으로 수익성 방어
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 국내 업체TV제품들이 나란히 진열돼 있다.ⓒ연합뉴스
세계 2위 TV 제조사인 중국 TCL과 'TV 명가' 일본 소니가 손을 맞잡으며 글로벌 TV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중국의 생산력과 일본의 영상 철학이 결합한 이 합종연횡(合從連橫) 소식은 국내 TV 시장에 적잖은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업계는 이를 기존 경쟁 문법을 뒤흔들 분기점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과 일본 소니는 최근 TV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최종계약을 마무리했다. 합작사는 지분 51% 대 49%로 내년 4월 출범할 예정이다. 사명은 기존 소니의 TV 브랜드인 '브라비아'를 그대로 사용한다.
이번 동맹은 '상호보완적' 결합이다. 수직계열화된 패널 생산 능력과 원가 경쟁력을, 소니는 화질 엔진과 색감 구현, 콘텐츠 최적화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품질'과 '대량 생산의 가격'이 동시에 구현될 수 있는 구조라는 평가다. 이미 시장에서는 브라바이가 공식 출범하는 2027년을 기점으로 TCL이 출하량 기준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를 제칠 수 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업계는 이를 단순한 위협을 넘어 '구조적 위기'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하드웨어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판매량마저 잠식될 경우 대응 여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별도의 출구 전략이 없다면 전례 없는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경쟁 심화로 기업들의 실적 부담은 상당하다. LG전자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지난해 75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역시 VD(영상디스플레이)·DA(생활가전) 부문에서 수익성 둔화를 겪으며 약 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드웨어 중심 구조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TV 이후'를 겨냥한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며 광고와 콘텐츠 유통 등 서비스 영역에서 추가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TV를 한 번 팔고 끝내는 '가전'이 아닌,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광고판'으로 재정의했다. 자체 운영체제인 웹OS(webOS)가 대표적이다. 웹OS는 전 세계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운영체제로, 광고·콘텐츠·서비스를 결합한 플랫폼 사업의 기반이다. 전 세계의 TV를 모수로 두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LG전자는 외부 제조사로 웹OS 공급을 확대해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이미 사업 모수만 3억대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역시 플랫폼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Samsung TV Plus)'를 중심으로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서비스에 탑재되는 '타이젠OS'가 전 세계 약 3억대 삼성 스마트 TV에 탑재돼 견고한 플랫폼 영향력을 구축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아직 독자 OS 기반의 플랫폼 경쟁력은 제한적이다. 안드로이드 OS 등 타 기업의 OS를 이식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보유한 구조가 여전히 유효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은 이미 수익성이 입증된 영역"이라며 "플랫폼을 기반으로 광고와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면서 추가적인 수익성을 확보가 가능한 구조로서 지속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