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감 짓밟은 트럼프…커지는 '반도체 원툴' 우려까지
입력 2026.04.03 07:11
수정 2026.04.03 07:11
코스피 변동폭 400포인트 넘어
韓 경제 불확실성 완화 '요원'
반도체로 인한 '착시' 지속될 듯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각으로 2일 오전 10시(현지시각 1일) 워싱턴 백악관 크로스홀에서 이란 전쟁에 관해 연설한 후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수출 실적으로 증명된 반도체 사이클과 미국·이란 전쟁 종전 기대감으로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설 여파로 급락 마감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꽁무니를 내릴 것'이란 시장 기대가 어긋난 만큼,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4.65포인트(4.47%) 내린 5234.05에 장을 마쳤다.
반도체가 견인한 사상 최대 수출 실적과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연설 기대감으로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5574.62까지 올랐다.
하지만 연설 내용이 공개되자 급락 전환해 5170.27까지 떨어졌다. 장중 변동폭이 400포인트를 넘었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각으로 전날 오전 10시 진행된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향후 2~3주를 언급하며 "이란을 극렬히 타격해 석기시대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다만 "논의도 진행 중"이라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구상을 밝힐 거란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뒤바뀌자 투자심리는 빠르게 얼어붙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시장이 전날까지 종전 임박 기대를 높여왔다"며 "트럼프 대통령 연설 이후 시장은 실망 매물을 출회했다"고 전했다.
전쟁 출구전략이 요원한 만큼,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불확실성도 완화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홀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반도체 업종이 주식시장을 포함해 경제 전반을 견인하는 양상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수출액은 861억 달러(약 131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수출 중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8%까지 늘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여파 등을 반도체 사이클이 상쇄하는 양상이지만, 과도한 반도체 의존도는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사이클 호조에 힘입은 국내 반도체 수출 호조는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여타 업종은 수출 모멘텀이 약화될 공산이 크다. 반도체와 반도체 외 업종 간 수출 차별화 현상이 2분기에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종만 성장하고 여타 업종은 어려움을 겪는 'K자형 성장'이 지속될 경우, 반도체 투톱이 증시 방향성은 물론 경제 성과를 잠식하는 '착시현상'이 거듭될 수밖에 없다.
최광혁 LS증권 연구원은 "4월부터 중동 전쟁 영향이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지표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높은) 반도체 수출 비중이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수출 호황의 원인이지만, 동시에 향후 수출에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작용할 변수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출 호황은 특정 산업 중심의 국지적 호황 성격이 강하다"며 "품목 편중과 가격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가 상승 및 지정학 리스크는 인플레이션 재상승과 금리 부담을 통해 수요를 제약할 수 있다"며 "반도체 중심 구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 상황에서는 향후 업황 둔화 시 수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