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넨카·네드베드의 후예’ 홍명보호 첫 상대 체코 장단점은?
입력 2026.04.01 13:57
수정 2026.04.01 13:57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체코. ⓒ EPA=연합뉴스
덴마크를 꺾고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체코 축구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체코는 1일(이하 한국시간) 체코 프라하의 제넬랄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PO) 패스 D 결승서 덴마크와 2-2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체코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 A조에서 대한민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만난다.
체코는 동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과거 체코슬로바키아 시절까지 포함하면 월드컵 준우승 2회(1934, 1962)라는 빛나는 성과를 지니고 있다. 슬로바키아와 분리 이후에는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월드컵 본선 무대는 2006 독일 대회 이후 밟지 못했고 그 사이 유럽 강호들과의 격차가 벌어졌다.
그렇다고 체코 축구를 약체로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체코는 UEFA 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으며 특히 1996년 준우승, 2004년 4강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특히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이었던 1976년에는 독일 꺾고 유로 1976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는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며 기복을 드러내고 있는데 현재 B그룹에 속해 있다. 즉, 지금의 체코 축구는 최상위권과 중위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전력이면서 특정 경기서 강팀을 잡아내는 등 이변을 만들어내는 ‘다크호스’ 성향이 뚜렷하다.
2000년대 중반에는 황금세대를 맞이하기도 했다. 파벨 네드베드, 토마시 로시츠키, 얀 콜레르 등은 유럽 빅클럽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주축으로 유로 2004 3위,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의 성과를 일궜다.
'두 개의 심장'으로 유명한 파벨 네드베드는 2003년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체코 축구의 레전드로 자리 잡았고, 첼시에서 뛰었던 골키퍼 페트르 체흐와 '그라운드의 모차르트' 토마시 로시츠키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체코 축구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으로는 메이저 대회 유일한 우승인 유로 1976 승부차기를 꼽을 수 있다. 당시 마지막 키커로 나선 안토닌 파넨카는 독일 골키퍼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속이는 슈팅으로 조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이 슈팅은 ‘파넨카 킥’으로 회자된다.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 ⓒ REUTERS=연합뉴스
지금은 월드클래스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동유럽 특유의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운 ‘힘의 축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조직력과 밸런스를 앞세운 실리 축구로 변모하는 중이다.
체코를 이끄는 핵심 선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토마시 수첵이다. 중원에서의 압도적인 활동량과 제공권, 수비 가담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최전방에서는 파트리크 시크(레버쿠젠)이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젊은 자원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아담 카라베츠(올랭피크 리옹), 루카스 체르브(빅토리아 플젠) 등은 기술과 활동량을 겸비하며 세대교체의 중심에 서 있다. 과거처럼 스타 한 명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자원이 고르게 역할을 수행하는 ‘팀 축구’가 체코의 새로운 색깔이다.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수비 집중력에서의 기복과 공격 전개의 단조로움은 유럽 예선을 거치며 꾸준히 지적된 문제였다.
현재 체코의 FIFA 랭킹은 43위로 월드컵 진출국 가운데 중하위권에 해당한다. 다만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의 실용적인 전술과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언더독의 반란'을 현실로 만들어 기세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체코는 '힘의 축구'에서 실리를 앞세운 조직력 축구로 탈바꿈 중이다. ⓒ AFP=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