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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20대 안락사 허용…법정 공방 끝 ‘자기결정권’ 인정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3.27 10:20
수정 2026.03.27 10:20

집단 성폭력 피해와 이후 극단적 선택으로 하반신 마비를 겪은 스페인 20대 여성이 오랜 법적 다툼 끝에 안락사를 선택했다.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매체 라나시온, 페르필, TN 등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 25세 여성 노엘리아 카스티요 라모스는 이날 현지 병원에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했다.


노엘리아는 2022년 세 남성에게 집단 성폭력을 당한 뒤 같은 해 10월 건물에서 투신해 척수 손상을 입었고, 이후 하반신 마비 상태로 살아왔다. 만성 신경통과 요실금 등 신체적 고통은 물론, 심각한 정신적 고통도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는 개선되지 않았고, 이후 여러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4년 안락사를 공식 신청했고, 카탈루냐 평가위원회는 “회복 가능성이 없고 지속적이며 견디기 어려운 고통 상태”라는 판단 아래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종교단체의 지원을 받아 절차 중단을 요구하면서 사건은 장기 소송으로 번졌다. 카탈루냐 법원과 스페인 대법원, 헌법재판소를 거쳐 유럽인권재판소까지 판단이 이어졌지만, 사법부는 일관되게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했다.


노엘리아는 생전 인터뷰에서 “더 이상의 고통 없이 평온하게 떠나고 싶다”며 “가족의 행복이 나의 선택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며 정신 건강 문제를 겪어왔고, 오랜 기간 보호시설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례는 스페인 안락사 제도 시행 이후 최고 사법 단계까지 다뤄진 첫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아르헨티나 주요 언론들이 사건 경과와 법적 쟁점을 상세히 다루면서 사회적 논쟁이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이다.


논쟁의 핵심은 안락사 허용 기준이다. 반대 측은 정신적 고통을 근거로 한 결정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으며, 치료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허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반면 찬성 측은 다수 의료진과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환자의 의사결정 능력과 자발성이 확인된 만큼,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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