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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권 비판 유인물 '살포 미수' 대학생 44년 만에 무죄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3.26 10:34
수정 2026.03.26 10:34

'학원·언론 자율화 싸워서 쟁취'…징역 1년

입대 전 4·19 기념탑서 배포하려다 체포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데일리안DB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제작해 4·19 묘소 기념탑에 살포하려다 체포돼 실형을 선고받은 대학생이 44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허서윤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유모씨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사건 재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씨는 1982년 대학교 3학년 수료 후 입대 전 휴학 중 서울 도봉구 4·19 기념탑에서 전두환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제작해 살포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씨는 입대 전날인 4월19일 기념탑에 참배차 운집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살포할 유인물 200여장을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는 적당한 살포 장소를 찾지 못해 배회하다 기념탑 인근에서 체포됐다.


유씨가 제작한 유인물에는 '민주와 민족의 꽃과 함께'라는 제목으로 전 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고 학원 및 언론 자율화 등은 싸워서 쟁취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유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유씨가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기각돼 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유씨가 재심을 청구하면서 법원은 지난해 11월 재심을 개시했다.


이 사건 재심을 심리한 허 부장판사는 "전 전 대통령 등은 군사반란을 일으킨 이후 비상계엄 확대 선포를 시작으로 해제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헌정질서 파괴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씨의 행위는 시기와 동기 및 목적과 대상, 사용수단,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해 볼 때 1980년 5월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며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해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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