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GA 불완전판매율…이면엔 설계사 단순해지 유도?
입력 2026.03.26 07:08
수정 2026.03.26 07:08
13회차 유지율은 후퇴…판매 품질 지표는 엇갈려
설계사 자비 환불 뒤 단순해지…통계 누락 가능성
보험대리점(GA)업계의 불완전판매율이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문제 계약을 ‘단순 해지’로 정리해 불완전판매 통계에서 제외하는 방식이 활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연합뉴스
보험대리점(GA)업계의 불완전판매율(불판율)이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문제 계약을 ‘단순 해지’로 정리해 불완전판매 통계에서 제외하는 방식이 활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대형 GA 전체 불완전판매율은 0.028%로 전년 동기(0.034%)보다 0.006%포인트(p) 낮아졌다.
생명보험은 0.072%에서 0.05%로, 손해보험은 0.016%에서 0.013%로 각각 개선됐다.
표면적으로는 판매 품질이 개선된 것으로 읽힌다. 다만 유지율 지표에서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대형 GA의 13회차 유지율은 2024년 상반기 88.37%에서 지난해 상반기 87.81%로 0.56%p 하락했다.
생명보험은 89.33%에서 88.32%로, 손해보험은 86.98%에서 86.94%로 각각 낮아졌다.
반면 25회차 유지율은 70.18%에서 72.16%로 상승했다.
생명보험은 70.09%에서 73.79%로 올랐으나, 손해보험은 70.29%에서 69.67%로 하락했다.
불완전판매율은 낮아졌지만 초기 유지율은 오히려 떨어지면서, 판매 품질 개선 여부를 단일 지표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청약 초기 문제가 발생한 계약이 어떤 방식으로 정리되느냐에 따라 통계 반영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지목된다.
실제 최근 대형 GA 소속 설계사 A씨는 유병자인 친척 B씨가 실손의료보험 가입을 문의하자 유병자 실손보험으로 가입을 진행했다.
그러나 상품 이해도가 충분하지 않았던 탓에 약제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이후 B씨가 안과 진료 후 약제비를 청구했다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했다.
A씨는 이를 사실상 불완전판매로 판단하고 회사 측에 계약 무효 처리 가능성을 문의했다.
하지만 불완전판매로 접수될 경우 설계사와 GA 모두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청약 초기 계약인 점을 감안해 단순 해지로 정리하고, 기납입보험료는 설계사가 부담하는 방향으로 처리하라는 취지의 안내를 받았다.
이 같은 방식이 일부 현장에서 활용될 경우, 설명의무 위반 소지가 있거나 소비자 불만이 제기된 계약이 공식적인 불완전판매 통계에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불완전판매로 계약이 취소되거나 민원 해지로 처리되면 회사가 기납입보험료를 환급하고 관련 이력이 남는다.
반면 설계사가 사비로 보험료를 보전한 뒤 고객이 일반 해지 형태로 계약을 종료하면, 통계상 ‘해지’로만 반영돼 불완전판매 지표에서는 제외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불완전판매율이 단순 공시 지표를 넘어 내부 평가와 관리의 핵심 기준으로 작동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불완전판매로 확정될 경우 설계사 개인에게는 수수료 환수나 실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고, 지점이나 본사 차원에서도 민원 관리 부담과 내부 통제 평가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가 불완전판매 책임을 인정하고 불이익을 감내하겠다고 해도, 보험사 평가를 의식해 결국 설계사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는 교육·관리 측면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불완전판매는 설계사 관리와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인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함께 져야 맞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