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센터 앞 200명의 함성 "장인화 회장, 불법파견 끝내라" [주총]
입력 2026.03.24 12:19
수정 2026.03.24 12:19
"진짜 사장 장인화 나와라"…포스코 원·하청 공동 투쟁 선포
"대법원 판결 정규직 전환 외면 말라"…원청 교섭 강력 촉구
24일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에 맞춰 포항과 광양에서 상경한 금속노조 원·하청 노동자들이 포스코센터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주총장 안팎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와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청 교섭권 보장을 경영진에 강력히 촉구했다.ⓒ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대법원이 판결한 정규직 전환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입니까. 장인화 회장과 경영진은 불법 경영과 노동 차별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포스코홀딩스의 제58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은 포항과 광양에서 상경한 200여명의 노동자들로 가득 찼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포스코 원·하청 4개 지회는 이날 ‘포스코 원하청 공동 투쟁 위원회’의 출범을 공식 선포하며 장인화 회장 체제 하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노동 현안 해결을 촉구하는 전방위적 압박에 나섰다.
기자회견에 나선 노조원들은 장 회장이 강조해온 ‘윤리 경영’과 ‘인재 경영’이 현장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불법파견 정규직화 대법 판결 이행하라!”, “원청 책임 회피하는 포스코를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경영진을 정조준했다.
임용섭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광양지회장은 “왜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노동자보다 더 많이 죽어 나가야 하는지 묻고 싶다”며 “불법 파견 문제를 해결하고 하청 노동자가 사라진다면 죽을 일도, 원청 교섭을 요구할 일도 없다. 이 고리를 끊는 것이 진정한 ESG 경영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금속노조는 최근 시행된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을 근거로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포스코가 하청 노조와의 교섭 테이블에 직접 나올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정상만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포스코를 포함한 거대 자본들이 하청 노동자들의 원청 교섭 요구를 일제히 거부하고 있다”며 “진짜 사장인 포스코가 교섭에 나와 우리 요구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스코의 불법파견 논란은 장기화된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대법원은 하청 노동자 55명에 대해 처음으로 불법파견 확정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현재 3~7차 소송단 720여명이 고등법원에서 승소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으며 1심 단계에 머물러 있는 인원까지 포함하면 소송 제기 인원만 2000여명에 달한다.
포스코홀딩스 제58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 원·하청 지회 조합원들이 불법파견 철폐와 원청 교섭 수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현장의 목소리는 주총장 내부로도 이어졌다.
소액 주주 자격으로 주총에 참석한 노동자 주주는 장인화 회장을 직접 대면해 “대법원 판결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된 자들도 기존 직군과 차별받는 ‘별정직’으로 분류돼 임금 인상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부당한 차별 처우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장 회장은 현장에서 “새벽 2시에 출발해 올라오신 열의에 감사하다”고 예우를 갖추면서도, 처우 차이에 대해서는 전문성과 노동 강도의 차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문제를 소송으로만 끌고 가면 모두가 고통스럽다”며 “머지않아 확실한 결단을 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해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노조 측은 주총 직후 “곧 해결하겠다는 식의 답변은 매년 반복되는 형식적이고 의미 없는 대답”이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이상록 금속노조 포스코포항지회장은 “금속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승진 배제와 인사 고과 불이익은 물론 퇴직 후 재취업까지 차별받는 것은 명백한 노동 탄압”이라며 “불법 파견 소송에서 승소한 이들에 대한 차별을 중단하고 생산기술직으로 즉각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불법파견 철폐 및 전원 정규직 전환 ▲원·하청 차별 해결을 위한 원청 교섭 실시 ▲노동자가 참여하는 실질적 안전경영 보장 등을 경영진에 공식 요구했다.
이들은 “포스코가 불법 경영과 책임 회피를 멈추고 노동을 존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할 때까지 시민사회와 연대해 끝까지 싸우겠다”며 내년 주총에서도 강력한 투쟁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