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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폭증에 '캐파 한계'…삼성전기·LG이노텍, '부품의 봄' 오나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6.03.24 11:35
수정 2026.03.24 11:36

양대 부품사 "수요가 생산능력을 넘어섰다"

MLCC·FC-BGA 등 핵심 제품 동시 공급 부족

수요 대응에 총력…생산능력 확대 검토 중

공급자 우위 시장 형성…실적 개선 기대감도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왼쪽), 문혁수 LG이노텍 사장ⓒ각 사

인공지능(AI) 산업을 떠받치는 전자부품 시장에서 '공급 부족' 신호가 동시에 감지되고 있다. 주요 부품 기업들이 일제히 생산능력(캐파)을 웃도는 수요를 언급하면서, 부품업계에도 병목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파 확대라는 공통 과제를 안은 부품업계의 전략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과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핵심 부품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수요에 대해 "고객 요구가 감당 가능한 생산능력보다 50% 이상 많은 상황"이라며 "시장 환경이 공급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 역시 유사한 흐름을 언급했다. 그는 "고객 수요에 비해 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캐파를 현재 대비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공장은 이미 풀가동 상태로, 추가 증설 여부도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양사의 주력 제품군은 다르지만, 수요의 근원은 AI 인프라에서 출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MLCC와 반도체 기판은 모두 AI 서버와 데이터센터로 향하는 핵심 부품이다. 그간 AI 산업의 병목이 고대역폭메모리(HBM)나 첨단 공정 반도체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부품 영역으로 병목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수요 증가가 일시적 사이클이 아니라는 인식이다. 양사 경영진은 공통적으로 AI 산업이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현 시점보다 더 확장될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여기에 휴머노이드, 자율주행 등 이른바 '피지컬 AI' 영역까지 성장 축으로 제시되면서, 중장기적으로 부품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장 사장은 "휴머노이드는 휴대폰과 자동차와 같은 차세대 전자부품 플랫폼"이라며 "카메라 모듈과 MLCC, FC-BGA, 액추에이터 등 주요 제품이 모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사장 역시 "양산은 이미 시작됐다"며 "2030년 이후에야 유의미한 숫자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력이 반도체뿐 아니라 부품 공급망 전반에서도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부품사들의 영향력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도 이 같은 흐름을 실적 개선으로 연결짓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는 1조344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47.2% 증가한 수치다. LG이노텍은 전년 대비 31.8% 증가한 8765억원으로 예상된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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