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유전성 부인암 선별 알고리즘 개발…양성예측도 100%
입력 2026.03.03 10:06
수정 2026.03.03 10:06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 활용 ‘생식세포 유전자 검사’ 대상 알고리즘 개발
알고리즘 양성예측도 100% 달성…“진단적 공백 메우는 실용적 도구”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김기동 산부인과 교수팀이 유전성 부인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 알고리즘은 부인암 치료를 위해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를 활용해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해낸다.
유전성 암이란 ‘생식세포’의 변이로 발생한 암이다. 문제는 생식세포는 다음 세대에 전달되는 특징을 갖고 있어 변이된 세포는 자녀에게도 전달돼 유전성 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의 BRCA1/2 유전자에 변이가 있다면 해당 변이는 자녀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자녀는 유방암이나 난소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그러나 그동안은 해당 변이의 유전성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는 유전자 변이 유무만 확인할 수 있을 뿐, 해당 변이가 생식세포에서 비롯된 것인지 일반 세포 변이인지 구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판별하려면 별도의 유전성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데, 전체 부인암 환자 가운데 약 10%에 불과한 유전성 부인암을 찾기 위해 1회당 50~100만원에 이르는 검사를 모든 환자에 적용하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명확하고 효율적인 선별 기준 마련이 절실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에서 얻을 수 있는 두 가지 정보에 주목했다. 하나는 ‘유전자 변이 단계(Tier)’로 이는 암과의 관련성을 기준으로 변이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연구팀은 유전성 암을 유발하는 단계인 1단계와 2단계를 기준으로 했다.
다른 하나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전체 DNA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변이 대립유전자 빈도(VAF)’다. 생식세포 변이는 모든 세포에 존재하기 때문에 VAF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반면, 일반 세포 변이는 암세포에서만 발생하기에 암세포를 제외한 DNA에서는 VAF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연구팀은 VAF를 40% 이상으로 기준 잡았다.
연구팀은 이 두 기준을 조합하고, 유전성 부인암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11개 유전자에서 발견된 변이를 대상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11개의 유전자들은 난소암·자궁내막암 등의 유전성 원인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된 유전자들로 검사 범위를 이들로 좁힘으로써 불필요한 오검출을 줄였다.
알고리즘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를 받은 부인암 환자 702명을 대상으로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그 결과 유전성 유전자 검사 대상은 19명(2.7%)이었으며, 이 중 실제로 유전성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4명은 모두 유전성 부인암 환자였다. 양성예측도(PPV) 100%로 알고리즘이 선별한 환자에서 높은 정확도를 나타낸 것이다.
이번 연구는 특별한 기준 없이 시행되던 생식세포 유전자 검사에 명확한 알고리즘 기반 기준을 제시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향후 전향적 연구로 알고리즘을 보완·개선한다면 생식세포 유전자 검사 대상 환자를 더욱 정확하게 식별하고 유전성 암 선별의 신뢰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동 교수는 “이번 알고리즘은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와 생식세포 검사 사이의 진단적 공백을 메우는 실용적 도구”라며 “종양 검사 데이터를 활용해 유전상담과 생식세포 검사가 꼭 필요한 환자를 체계적으로 선별함으로써,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유전성 암 고위험군 환자가 적절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E 국제학술지 부인종양학(Gynecologic Oncology, IF 4.1)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