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보고 나아가고파”…‘은애하는’ 남지현이 구축한 신뢰의 비결 [D:인터뷰]
입력 2026.03.02 09:27
수정 2026.03.02 10:18
7%대 시청률로 KBS 주말극 부진 끝낸 ‘은애하는 도적님아’
“구원 서사가 잘 담겨…각 장르 장점만 담긴 것이 인기 비결 아닐까”
배우 남지현이 ‘은애하는 도적님아’로 KBS 주말극의 ‘단비’가 됐다. 배우 마동석의 ‘트웰브’, 이영애의 ‘은수 좋은 날’도 해내지 못한 ‘흥행’에 성공, 시청자들과의 신뢰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했다. 달달한 로맨스와 묵직한 궁중 암투 사이도 능숙하게 오가며 ‘믿고 보는’ 남지현의 저력을 다시금 입증했다.
ⓒ매니지먼트 숲
KBS2 주말 미니시리즈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어쩌다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과 그를 쫓던 조선의 대군, 두 남녀의 영혼이 바뀌면서 서로를 구원하고 백성을 지켜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7%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신설된 KBS 주말 미니시리즈 최고 흥행작이 됐다.
함께 공개된 넷플릭스에서도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다양한 시청자를 아울렀다. 낮에는 의녀로, 밤에는 천하제일 도적으로 살아가는 홍은조를 연기한 남지현은 높은 시청률에, 넷플릭스와 유튜브 플랫폼으로도 호응을 보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 비결로 ‘복합 장르’의 다채로운 재미를 꼽았다.
“시청률은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늘이 주시는 것 같다. 우리 작품을 많이 봐주시고, 애정을 주신 것 같아 뿌듯했다. 아쉬움이 안 남는 작품이었다. 우리 드라마가 로맨스 사극이지만, 동시에 청춘 성장물이지 않나. 서로를 구원하는 서사가 잘 담겼다. 이런 장르 자체가 시대를 타지 않는 것 같다. 장르의 좋은 점만 합친 대본이라고 생각했다.”
열녀 홍은조와 도월대군 이열(문상민 분)과의 영혼 체인지까지.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 남지현은 여러 얼굴도 함께 보여줬다. 이열과의 애틋한 로맨스에, 도적이 돼 소화한 액션 연기 등 표현해야 하는 감정의 폭도 넓었다. 그럼에도 남지현은 ‘부담’보다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어 설레고 기대하며 작품에 임했다.
“좋은 스토리에, 여러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역할이라, 모든 배우들이 탐낼 법한 역할이었다. 내게 익숙한 모습에 새로운 모습까지 다 보여드릴 수 있다고 여겼다. 사전에 대본 리딩도 많이 했다. 이후 소규모씩 모여 리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충분한 의견 교환을 해놓고 촬영했다. 거기에 리허설하며 디테일을 더하기도 하면서 알찬 과정을 거쳤다. 시작부터 중간, 끝까지 좋은 덧살이 붙으며 작품이 풍성해진 것 같아 행복했다.”
ⓒKBS
사극 장르에 대한 애정도 있었다. 아역 시절 출연한 ‘대왕세종’, ‘선덕여왕’부터 ‘백일의 낭군님’에 이르기까지, 사극 분야에서 유독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기도 했었다. 흥행 타율이 높아 ‘믿고 보는’ 남지현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배경에는 사극 속 활약도 있었다. 알고리즘을 통해 자신이 출연한 과거 사극을 보며 남다른 감회도 느꼈다.
“오랜만에 했던 사극이라 나도 기대가 많았다. ‘그전의 모습과 지금의 나는 또 얼마나 차이가 날까’ 궁금하기도 하더라. 그런 걸 보는 재미가 있었다. 사극은 의상 분위기가 비슷하다 보니 시간의 흐름이 잘 느껴지지 않나. 같은 장르의 또 다른 좋은 작품으로 시청자를 만나게 된 만큼,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이렇듯 다양한 작품을 거친 만큼, 이제는 현장에서도 ‘선배’가 됐다. 특히 상대 역인 이열 역의 문상민은 이 작품의 흥행으로 신예를 넘어 대세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후배로, “남지현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고 표현하며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남지현 또한 영혼 체인지 연기를 위해 대사를 직접 녹음해 전달하는 등 든든한 선배 역할로 화답했다. 남지현은 “아직은 선배라고 할 수 없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꿈꾸는 선배의 모습을 언급했다.
“아직은 내가 후배에 속하는 현장도 있다. 앞서 만났던 선배들처럼, 역할을 하기엔 부족하다. 다만 믿을 구석 정도는 되고 싶다. 존재만으로 안심이 되는 사람이 있지 않나. 그런 사람이 되기를 많이 바란다. 현장에는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그걸 해결해 나가야 할 때가 많다.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목표하는 활동 방향과도 닿아있었다. 흔들리지 않고, 지금 할 수 있는 역할들을 해내며 나아가는 것이 남지현의 목표였다.
“슬럼프는 특별히 없지만, ‘내가 잘하고 있나’ 이런 생각은 매 작품하는 것 같다. 그래도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은 줄었다. 다양한 걸 도전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길게 보려고 한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한다. 지금 하고 싶은데 안 들어오더라도 ‘언젠가는 오겠지’라고 편하게 여기자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