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댄스 오피스', 정박의 삶을 깨뜨리는 강렬한 엇박의 위로 [D:현장]
입력 2026.02.24 17:51
수정 2026.02.24 17:51
'매드 댄스 오피스'가 정박처럼 반복되던 현대인의 삶에 스며든 기분 좋은 엇박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성장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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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는 '매드 댄스 오피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조현진 감독, 배우 염혜란, 최성은, 아린이 참석했다.
'매드 댄스 오피스'는 24시간 완벽하게 살아오던 공무원 국희(염혜란 분)가 조금 망해버린 인생 앞에서 플라멩코 스텝을 밟으며 몰랐던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조현진 감독은 "밑바닥에 떨어졌을 때 우리 모두가 그것을 두려워하고 여기가 끝일 것이란 불안함을 갖고 있지만, 그곳이 새로운 시작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매드 댄스 오피스'를 소개했다.
이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집시라는 속성에 연결해 봤다. 직접 춤을 배우며 집시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으면서 해방감을 느끼고 엇박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었다"라며"정박으로만 살아온 국희에게 어떤 답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플라멩코란 춤을 소재로 한 이유를 밝혔다.
염혜란은 냉철한 완벽주의로 조직을 장악해온 김국희를 연기했다. 김국희는 승진 누락과 딸과의 갈등이라는 삶에서의 첫 균열을 마주하는 인물이다.
조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염혜란 배우가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국희는 처음부터 호감으로 다가가기 어려운 캐릭터다. 직장 상사이기도 하고, 퇴근 후에까지 보고 싶을 만큼 편한 인물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관객이 끝까지 공감하고 응원하며 따라가야 하는 이야기였다. 염혜란 배우의 전작들을 보면서 느낀 건, 세속적이거나 빌런처럼 보이는 인물도 결국 정이 가고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었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주셨다"라고 염혜란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염혜란은 "휴먼 코미디라는 장르를 좋아한다. 특히 인물의 성장을 담은 드라마를 워낙 좋아한다. '쉘 위 댄스'나 '빌리 엘리어트'처럼 춤을 통해 깨달음을 얻거나 해방을 찾는 이야기에 늘 끌렸다"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서 더 도전해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최성은은 Z세대 공무원 김연경 역으로 분했다. 연경은 국희처럼 완벽한 공무원의 모습을 꿈꾸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번번이 흔들리고 만다.
최성은은 염혜란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함께하는 매 순간이 좋았다. 역할에 대해 깊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염)혜란 선배가 먼저 용기를 내어 자신의 연약한 부분을 솔직하게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저였다면 쉽지 않았을 부분인데, 그 진솔함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배우들은 플라멩코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촬영 전부터 연습에 매진했다.
염혜란은 플라멩코 연습 과정에 대해 "3개월 정도 준비했다. 처음 선생님을 만났을 때부터 단기간에 완성될 수 있는 춤이 아니고, 춤 중에서도 굉장히 어려운 장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동작 하나하나가 쉽지 않았다. 열심히 따라 하려고 하면 오히려 흉내 내는 것처럼 보이더라. 플라멩코가 영혼의 춤, 한의 춤이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기술이 아니라 감정에 더 가까이 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지점이 특히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최성은 역시 "저도 몇 달 동안 배웠는데 쉽지 않았다. 극 중 연경이 추는 춤은 전통적인 플라멩코라기보다는 발레 요소가 가미된 스타일이다. 감독님과 무용감독님이 연경에게 어울리는 결이라고 말씀해주셔서 그 방향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아린은 두 배우의 무대를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그는 "플라멩코는 한 번도 도전해본 적 없는 장르라서 스크린 속에서 두 분이 춤추는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다"며 "짧은 준비 기간이었을 텐데도 정말 치열하게 준비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장르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조현진 감독은 작품의 차별점에 대해 "처음부터 차별화를 의식하고 출발한 건 아니었다.다만 그표현 방식에 있어 플라멩코라는 춤이 굉장히 큰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플라멩코는 물리적으로 무언가를 부수는 힘을 가진 춤이다. 강한 발 구름과 리듬 자체가 억압을 깨뜨리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국희가 그동안 쌓아온 단단한 세계를 이 춤을 통해 부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인물이 어떻게 변화하고, 스스로 만든 감옥에서 어떻게 해방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출적으로도 충분히 차별점을 만들 수 있는 영화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스토리 측면에서도 변화를 강조했다. 조 감독은 "이 영화는 국희 혼자만의 성장이 아니다. 연경 역시 함께 변해가는 이야기다. 20대, 30대 젊은 여성들이 '뭐가 그렇게 힘드냐' '왜 그렇게 징징대냐'는 말을 쉽게 듣는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젊은 세대를 규정하고 몰아붙이기만 할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함께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국희의 성장과 연경의 변화를 나란히 보여주는 것이 이 작품의 스토리적인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조현진 감독은 "오피스를 배경으로 한 가족 코미디인 만큼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자신의 직장 동료, 가족, 자식, 엄마와 딸을 한 번쯤 떠올리며 국희에게 몰입해본다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혜란은 중년 여성 관객들을 언급하며 "끊임없이 성취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해온 중년의 일하는 여성들이 보시면 좋겠다. 그분들께 작은 공감이나 힐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성은은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중심 메시지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성 관객분들, 그리고 모녀가 함께 와서 본다면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저 역시 늘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며 살아온 사람이라, 그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분들에게 이 영화가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3월 4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