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5주년 맞은 에이핑크, 걸그룹의 '근본'을 보여주다 [D:현장]
입력 2026.02.22 20:00
수정 2026.02.22 20:01
걸그룹 최초 8번째 단독 콘서트 개최,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부터 노련함까지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이하는 에이핑크가 여덟 번째 단독 콘서트 '디 오리진 : 에이핑크'(The Origin : APINK)를 개최했다.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2월 21~22일 양일간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케이팝(K-POP) 대표 장수 걸그룹으로서 그룹의 시너지을 선보였다
ⓒ위드어스
데뷔 티저의 모습을 재현한 VCR로 시작한 무대는 핑크색 미니 원피스를 입은 멤버들이 등장하며 시작됐다. 데뷔곡 '몰라요', '부비부'(BUBIBU), '마이 마이'(My My)로 현장의 열기가 단숨에 고조됐다. 귀여운 콘셉트의 데뷔 초 곡들에 더해진 탄탄한 라이브 실력은 에이핑크만의 에너지를 증명했다.
"장충체육관의 뚜껑을 살짝 열었보겠다"고 너스레를 떤 은지의 멘트로 시작된 다음 무대들은 '노노노'(NoNoNo), '파이브'(FIVE), '잇 걸'(IT GIRL) 등 에이핑크의 인기곡이었다. 무대를 마친 뒤 남주가 "함성이 인이어를 뚫고 들어왔다. 오늘 컨디션이 다들 좋다"며 감탄할 만큼 초반부터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곡 전반적으로는 은지의 보컬이 중심을 잡으며 무대를 이끌었고 보미, 남주가 이를 서브로 받쳐주는 구도가 돋보였으나 서브보컬인 초롱과 하영의 가창 역시 안정적으로 진행돼 라이브의 미학을 극대화했다. 발라드곡 '오버라이트'(Overwrite), '기억 더하기'로 이어진 무대는 공연의 감정선을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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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삽입된 VCR이 인상적이었는데 '에이핑크가 보이그룹이었다면?'이라는 주제로 멤버들이 펼친 꽁트는 '예능돌'다운 유머 감각을 보여주면서도 동방신기 '미로틱'(Mirotic) 커버무대, '피지 소다'(Fizzy Soda), '낫띵'(Nothing), '레드 카펫'(Red Carpet)으로 이어진 무대에선 블랙의 의상을 입고 '남돌스러운' 면모도 뽐냈다.
그 다음엔 '응응'(%%), '딜레마'(Dilemma), '1도 없어', '덤더럼'(Dumhdurum), '러브'(LUV), '미스터 츄'(Mr.Chu), '허쉬'(HUSH)로 재계약 이후 에이핑크의 곡들부터 데뷔 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들까지 한 호흡으로 묶어냈다. 이 전개는 에이핑크라는 팀의 정체성과 서사를 가장 명확히 보여준 구간이었다.
'러블리 데이'(Lovely Day), '데자뷰'(Dejavu), '위시리스트'(Wishlist) 등 수록곡 무대에선 팬들과 가까이 호흡하기 위한 연출이 돋보였다. 멤버들은 객석 앞으로 다가가 싸인볼을 건넸고 공연장의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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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에는 '리멤버'(Remember), '내가 설렐 수 있게'부터 지난달 5일 발매한 '러브 미 모어'(Love Me More)가 이어지며 공연의 긴장감을 유지했다. 마지막 곡 '네가 손짓해주면' 무대에서는 멤버들의 손글씨가 담긴 컨페티가 내려왔고, 멤버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하영은 "그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에이핑크가 계속 앨범을 낼 수 있을지, 공연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이번 활동으로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멤버들과 팬들, 그리고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초롱은 "판다(팬덤명)들과 15년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 앞으로도 차근차근 좋은 추억 만들었으면 좋겠다. 제발 건강하시라. 그래야 오래본다. 아프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남주는 "해 온 콘서트 중에 제일 후련한 막공이었다. 누군가가 에이핑크의 손을 놓아도 저희가 에이핑크의 손을 놓지 않을테니까 영원은 없다해도 믿지 말고 저희 에이핑크의 영원을 믿어달라.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멤버들은 "우리 누구 나가면 20억씩 내기로 했지 않냐"고 말하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은지는 "멤버들을 보면 선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를 오래 좋아하는 것 같다. 판다들도 그렇다. 우리를 볼 때 이만큼 무해하고 순수한 눈망울이 없다"며 "'에이핑크 좋아해?'가 아닌 '나도 그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다. 팬들의 자랑이 되고 싶다. 그렇지 않더라도 생각하면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다. '현생'이 너무 힘들어도 오늘 콘서트의 기억을 가지고 힘내라"고 말했다.
앙코르 무대는 '손을 잡아줘', '선샤인'(Sunshine), '하늘 높이', '탭 클랩'(Tap Clap)로 이어졌다. 공연 후 화면에는 '2026.04.19'라는 숫자가 나와 공연장이 다음 행보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에이핑크는 이날 공연을 끝으로 한국에서의 여덟 번째 단독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