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기억’ 이해인, 일본의 메달 싹쓸이 저지할까 [밀라노 동계올림픽]
입력 2026.02.18 09:11
수정 2026.02.18 09:11
이해인. ⓒ 연합뉴스
한국 피겨 여자 싱글의 이해인(고려대)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특유의 뒷심을 앞세워 대역전극을 노린다.
이해인은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61점에 예술점수(PCS) 32.46점을 합쳐 70.07점을 받았다.
시즌 최고점(67.06점)을 경신한 이해인은 9위를 기록, 상위 24명이 나서는 프리 스케이팅 출전권을 여유 있게 확보했다.
순위표상으로는 중위권이지만 실망하기엔 이르다. 이해인은 '역전승의 아이콘'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2023년 4대륙 선수권 당시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6위에 그쳤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클린 연기’로 판을 뒤집으며 김연아 이후 14년 만의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올림픽 상황도 유사하다. 현재 선두권인 3위 알리사 리우(미국·76.59점)와의 점수 차는 약 6.5점 내외다. 고난도 점프 구성과 가산점을 극대화하는 프리스케이팅의 특성상 충분히 가시권에 있는 점수다. 이해인이 '세이렌'의 마력을 프리 무대까지 이어가며 실수 없는 연기를 펼친다면, 메달권 진입을 향한 ‘점프’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특히 프리스케이팅은 점프 수와 난도가 많고 배점 비중도 커 순위 변동 폭이 크다. 한 번의 클린 연기만으로도 4~5계단 상승은 충분히 가능한 구조다. 이해인은 트리플 러츠-토룹 콤비네이션과 트리플 플립, 트리플 루프 등 고난도 점프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경우 기술 점수(TES)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다. 쇼트에서 큰 실수 없이 중위권에 위치했다는 점은 오히려 공격적인 프리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이해인. ⓒ 연합뉴스
넘어야 할 산은 높다. 현재 상위권은 사실상 일본 선수들이 점령한 상태다. '포스트 아사다 마오'로 불리는 나카이 아미가 78.71점으로 깜짝 선두에 나섰고, 사카모토 가오리가 77.23점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리고 쇼트서 마지막 연기를 펼친 지바 모네 또한 4위 자리서 포디움에 올라서려 한다.
일본은 3위권 내에 2명을 포진시킨 데 이어 상위권에 두터운 선수층을 형성하며 이번 대회 금·은·동 싹쓸이를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나카이 아미의 고난도 기술과 사카모토 가오리의 압도적인 구성 점수는 큰 위협이다.
결국 관건은 프리스케이팅에서의 ‘무결점 주행’이다. 함께 출전한 신지아(세화여고)가 쇼트 14위로 밀려난 상황에서, 한국 피겨의 자존심을 세울 카드는 이제 이해인의 ‘프리 역전극’뿐이다.
이해인은 오는 20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6번째 순서로 은반 위에 오른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무대에 선 이해인이 절박했던 심정을 빙판 위에 녹여 역전 드라마를 써낼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