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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강국 골든타임…규제혁파·인프라 관건 [AX대전환 리포트③]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2.17 12:00
수정 2026.02.17 12:00

정부 “올해 인공지능 대전환 원년” 의지

AI 산업 성장세 가속…규제 한계 발목

혁신 속도·규제 조화 필요…정책 균형 핵심

전문가 “AI도 사람이 만드는 것…인재 유지 관건”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에서 AWS를 이용한 스마트팩토리가 시연을 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올해를 인공지능 대전환(AX)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발맞춰 국내 기업들도 AI 모델 고도화를 통해 제조와 의료 등 산업 전반에서 혁신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급변하는 기술 속도를 제도와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불확실성과 데이터·컴퓨팅 인프라 부족은 AX 확산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산업 경쟁력의 향방이 결정될 중대한 분기점에서 정부와 산업계, 법·제도 전반의 과감한 규제 혁신과 기반 구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몸집 커진 AI 산업…규제·데이터 한계


AI 기본법 시행 첫날인 지난달 22일 서울 서울 송파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출입구에 인공지능기본법 지원데스크 현판이 걸려있다.ⓒ뉴시스

17일 국회미래연구원의 ‘AI 데이터 생태계 혁신을 위한 규제체계 혁신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국내 AI 산업 규모는 약 6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산업 현장의 체감도는 다르다. 지난해 산업계 조사 결과, 기업의 59.5%는 ‘필요한 데이터의 부족 또는 품질 미흡’을, 47.9%는 ‘과도한 규제와 법적 불확실성’을, 약 45%는 ‘전문인력 부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AI 산업이 양적으로는 성장하고 있으나, 질적 도약을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데이터 규제체계는 위험 최소화 중심의 정태적 구조에 머물러 있으며 핵심 규제 영역에서 제도적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I 학습 데이터 확보와 품질 관리 단계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저작권법, 산업기밀 보호 등 관련 규제의 해석이 불명확하고 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데이터 활용 범위가 구조적으로 제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산업별 원천데이터는 비정형성이 강한 반면, 공공데이터는 행정 목적 중심으로 구축돼 AI 학습 수요와의 정합성이 낮아 고품질 학습데이터 축적이 어렵다”며 “데이터 정제·가공·라벨링·품질 관리는 AI 성능과 직결되는 핵심 과정임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제도와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동일 데이터를 반복 전처리하거나 보수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업종별 데이터 공유와 표준화 등을 통해 고품질 제조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업종별 데이터 공유와 표준화, 컴퓨터 인프라 지원을 통해 고품질 제조데이터를 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규제샌드박스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신기술 실증과 현장 적용을 가로막는 규제 장벽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AX 경쟁 본격화…‘규제·인재·인프라’ 관건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 대구시교육청 직업교육 박람회 특·마 Festival에 참석한 학생들이 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 부스에서 스마트팩토리 로봇 체험을 하고 있다.ⓒ뉴시스

한국은 AX대열에 이제 막 합류한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그만큼 인프라 경쟁력 확보와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이라는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등을 통해 국내 NPU를 실증·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떤 형태와 기능을 갖춘 국산 AI 칩을 채택하느냐가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분수령이 되고 있다.


산업통상부 역시 AI 반도체 연구개발(R&D)부터 실증·양산·시장확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AI 기술 발전의 속도와 규제 체계가 엇박자를 낼 경우 데이터 활용 제한 등 각종 규제는 AX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AI는 기존 기계·소프트웨어와 달리 학습과 진화를 전제로 하는 기술인 만큼, 규제 역시 리스크 기반 접근과 단계적 유예, 실증 중심의 유연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기업의 불확실성과 부담을 낮추고 신속한 상용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결국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AX 대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혁신 속도와 안전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도록 리스크 기반 규제 설계, 단계적 실증 허용, 법적 유예·가이드라인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재유출 방지 역시 중요한 과제로 더해진다. 서중해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규제는 마련됐지만, AX는 이제 막 추진하는 단계에 있다. (AX) 정책을 끌고 갈 때는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 중 하나가 규제”라며 “최근 개인 정보 유출 등 여러 문제의 상황에서도 결국 규제는 있어야 했다. 다만, 규제를 어느 범위까지 할 것이냐, 단계적으로 어떻게 무엇을 지향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기술이다. 아이디어를 내고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인재가 있어야 시장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는 단순히 AI 인재를 얼마나 많이 양성하느냐를 넘어, 이들을 국내에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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