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쥐어 짜서 공급…“실수요자 집 살 타이밍?”
입력 2026.02.19 06:00
수정 2026.02.19 06:01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앞두고 ‘한강벨트’ 아파트 매물 20%↑
집값 낮은 강북·금천·중랑·구로구 등 외곽은 ‘버티기’ 여전
“집값 더 떨어질까?”…실수요자 관망 속 눈치 싸움
ⓒ뉴시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버티기’를 선택하는 다주택자에게도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설 연휴 이후 매물 출하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실소유자들도 시장 상황을 살피는 분위기다.
19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량은 6만3745가구로 열흘 새 11.8%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된 보완 대책을 발표해 다주택자들에게 퇴로를 열어준 바 있다.
무주택자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거주 중인 매물을 매수할 경우 최대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기로 했으며 오는 5월 9일까지 거래 계약을 체결할 경우 4~6개월 간 잔금 납부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했다.
반면 집을 팔지 않으려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보유세 강화뿐만 아니라 대출 규제까지 가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X(엑스·옛 트위터)에서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한가”라고 지적하면서다.
다만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다주택자인 집주인들의 셈법이 복잡한 상황이다.
자치구별 매물 증가율을 살펴보면 지난 13일 기준 열흘 새 매물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성동구였다. 성동구 아파트 매물은 1604가구로 이 기간 21.9% 증가했다.
그 뒤를 이어 동작구(1525가구)와 광진구(1048가구) 매물이 각각 21.2%, 20.1% 늘었고 마포구 아파트 매물도 19.7%(1741건) 증가했다.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나온 것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는 “앞으로 몇 달간 아파트 매물은 늘 것”이라며 “원래 집을 팔려고 고민하던 집주인들에겐 좋은 기회고 세입자 때문에 집을 팔 수 없던 분들도 매도가 가능해져 관련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 중개사도 “성동구·마포구 같은 곳들은 강남권에 비하면 집값이 오른지 얼마 되지 않은 곳들”이라며 “신흥 부자들이나 젊은 연령층이 매수를 한 곳들이기 때문에 시장을 옥죌 때 상대적으로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다주택자 규제 시 매물이 집중적으로 풀릴 것으로 여겨졌던 서울 외곽지역은 상대적으로 매물 증가 폭이 적었다.
강북구(1106건)의 경우 열흘 동안 아파트 매물이 2.5% 증가해 서울 내에서 매물이 가장 적게 증가한 곳으로 조사됐다. 금천구(1151건), 중랑구(1980건)의 증가율도 각각 3.9%, 5.3% 수준이었고, 구로구(2517가구)도 5.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서울 외곽의 경우 중저가 아파트가 집중된 곳으로 상대적으로 보유세 부담이 낮은 데다가 최근 집값 상승 열기가 퍼진지 얼마 되지 않아 주택을 내놓을 유인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이들 지역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강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외곽 지역은 핵심 지역들과 집값 격차가 많이 나 집주인들이 도저히 이 가격으로는 집을 못한다는 인식이 있다”며 “물론 호가를 올린다고 해서 계약이 실제로 체결되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들도 설 연휴가 지나고 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며 일단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로 한동안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심 소장은 “무주택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고 기대하고 매도자들은 일정 수준 이상 낮춰 팔 생각이 없을 것”이라며 “외곽 지역은 실수요자들의 기대와 반대로 오히려 호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벨트는 1억~2억원씩 떨어진 급매가 나오긴 하지만 가격대가 높고 대출 규제 때문에 10억~20억원 정도로 현금 여력이 있어야 매수가 가능하다”며 “대체적으로 무주택 수요자들이 매수할 수 있는 가격대로 나오긴 어려워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