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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Pick인] 인생 절반이 스노보드, 오뚝이처럼 일어선 최가온 [밀라노 동계올림픽]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6.02.13 12:47
수정 2026.02.13 12:51

1차 시기 도중 넘어져 부상 우려, 투혼의 연기로 대역전극

7세에 스노보드 입문, 2023년 1월 미국 X게임에서 최연소 우승

한때 허리 수술 뒤 1년 이상 재활, 월드컵 3회 우승으로 부활

최가온이 1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뻐하고 있다. ⓒ AP=뉴시스

한국 스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최가온(18·세화여고)은 오뚝이처럼 또 일어섰다.


최가온은 13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획득해 대회 3연패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88.00점의 클로이 김(미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스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 영광의 주인공이 된 최가온은 동계올림픽 이 종목 최연소 금메달 기록(17세 3개월)도 세웠다.


눈물 없이 볼 수 없었던 감동의 드라마다.


최가온은 결선 1, 2차 시기까지 12명 가운데 11위에 머물다가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1차 시기에서 두 번째 점프 도중 크게 넘어진 최가온은 사실 2, 3차 시기 출전이 쉽지 않아 보였다.


보드가 슬로프 턱에 걸려 넘어지는 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은 최가온은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2차 시기를 앞두고는 전광판에 '출전하지 않는다'는 표시가 뜨기도 했다.


최가온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뚝이처럼 일어서 2차 시기에 출전한 그는 또 다시 넘어졌고, 마지막 3차 시기를 남기고는 결선에 오른 12명 중 11위(10.00점)에 머물러 메달 전망이 어두웠다. 하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완벽한 연기로 대역전극을 일궜다.


불굴의 18세 최가온에게 스노보드는 곧 인생이다. 7세에 입문해 스노보드와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 했다.


스노보드를 즐기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보드를 탄 것으로 전해진 최가온은 한때 피겨스케이팅도 배웠지만 스노보드에 더 큰 매력을 느껴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최가온(가운데)이 1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정상에 올라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P=뉴시스


두각을 나타내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23년이었다. 최가온은 그해 1월 미국서 열린 세계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무대인 X게임에서 파이프 종목 최연소 우승 기록(만 14세 3개월)을 세우며 ‘신동’의 등장을 알렸고, 같은 해 12월에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첫 우승을 거두며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확인했다.


물론 시련도 있었다. 2024년 초 스위스 락스 대회 준비 과정에서 훈련 중 허리를 크게 다쳐 척추 골절 진단을 받았다.


스위스 현지에서 바로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최가온의 가능성을 알아본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치료비 전액인 70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수술 뒤 1년 이상 재활에 매달려야 했던 최가온은 이때부터 오뚝이 근성을 발휘했다. 긴 재활 기간을 묵묵히 이겨낸 그는 2025-26시즌 FIS 하프파이프 월드컵에서 3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면서 ‘부상 트라우마’를 완벽하게 지워냈다.


평소 수줍고 조용한 편인 성격이지만 특유의 승부욕은 강한 최가온을 스스로 길러냈다.


예선에선 6위에 그쳤지만 경기 후 “아직 준비한 것의 반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모두가 어렵다고 생각하던 순간 기적을 써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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