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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정부 의대 증원안에 반발…'집행부 책임론' 등 내부 갈등도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2.10 19:08
수정 2026.02.10 19:12

정부, 5년간 3342명 단계적 증원…연평균 668명 규모

의협 “숫자에 매몰된 정부 결정에 유감…대응방안 추후 발표”

“김택우 집행부 사퇴”…의료계 내부서 비판 여론도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등과 관련한 긴급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27학년도 이후 의과대학 정원 확대안을 확정하자 의료계가 “모든 혼란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파괴된 의학교육 정상화를 정부에 촉구하는 한편,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협 집행부의 대응을 둘러싼 책임론과 리더십 논란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 중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당장 집단행동 카드를 꺼내 들기도 쉽지 않아 내부 갈등을 어떻게 수습할지도 미지수다. 의협은 이번주 중으로 대응 방안을 추가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의협은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에만 매몰된 정부의 결정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가 책임지고 파괴된 의학교육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일방적인 강행에 따른 의료 붕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며 “의협은 그동안 수차례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이날 보정심 제7차 회의를 열고 2027~2031년 5개년 의사인력 양성 규모를 확정했다. 확정안에 따르면 기존 의대 정원 3058명에서 ▲2027년 490명 ▲2028·2029년 각 613명 ▲2030·2031년 공공의대와 지역 신설 의대를 포함해 각 813명을 단계적으로 늘린다. 5년간 총 3342명이 추가로 양성되며, 연평균 증원 규모는 668명이다.


그동안 의료계는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제시한 추계 결과가 충분한 근거를 갖추지 못했으며, 시간에 쫓긴 졸속 증원이라고 반발해왔다.


김 회장은 “실질적인 조정권한을 가진 의학교육 협의체를 구성하고 추계위를 전면 개편하라”며 “정부가 약속한 필수의료 강화 대책을 즉시 실행으로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부를 향해서는 즉각 전국 의과대학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해 실제 교육 여건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모집인원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피과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유인책 마련,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면책 법제화, 입대 등으로 인한 핵심·필수의료 인력 이탈에 대한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김 회장은 “의협은 정부의 결정을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향후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혼란의 책임이 정부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즉각 상설 의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의협과 함께 산적한 의료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모든 이행 과정을 낱낱이 지켜볼 것이며, 어떠한 후퇴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존에 총파업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던 것과 달리, 이날 구체적인 집단행동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질의응답에서 “집단행동보다는 회원들의 기본적인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우선”이라며 “빠르면 내일이나 정례브리핑이 예정된 목요일쯤 추가적인 대응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서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협 집행부를 향한 책임론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보정심 결정 이후 김택우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제기되며, 정부 대응을 둘러싼 의협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는 보정심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전 정권의 의료농단을 답습하는 정부의 폭압을 규탄한다”며 “안이한 대처로 파국적 결과를 야기한 의협 집행부는 퇴진하라”고 밝혔다.


병의협은 “지금 수준의 의협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의료계에 훨씬 득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 회원들의 판단”이라며 “현 의협 집행부는 퇴진해야 하고, 의협 조직은 환골탈태 수준의 개혁을 통해 거듭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에 확정된 증원안의 구체적인 대학별 정원 배분은 교육부의 배정위원회 심의와 이의신청 절차 등을 거쳐 오는 4월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증원된 정원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과대학에 적용되며, 모두 지역의사전형으로 모집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보정심 발표 직후 “의사인력 증원 결정은 우리 보건의료가 피할 수 없는 위기상황에 봉착했다는 공통된 인식하에 협의와 소통으로 이뤄낸 결과물”이라며 “이번 결정은 지역·필수·공공의료 개혁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29년에 다시 수급추계를 실시해 증원 규모를 재검토할 방침이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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