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입주물량 많은데" 정부 공급대책에 지역의 이유있는 반대
입력 2026.02.10 07:00
수정 2026.02.10 07:00
지정타 등 입주 몰린 과천…3기 신도시 개발도 예정
창릉 신도시 개발 앞둔 고양도 정부에 반발
정부 교통망 개선 추진에도 주민·지자체 반대로 차질 우려
7일 경기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 서울) 정문에 한국마사회 노조가 설치한 정부 대책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정부가 1·29 대책을 발표하며 주택 공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지만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다. 과천시와 고양시 등은 이미 대규모 주택 공급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 주택 공급은 부족하다고 맞서는 가운데 주택 공급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1·29 대책 발표 이후 과천시와 추가 협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 발표 전후로 과천 경마장과 방첩사 부지 개발 반대 입장을 내세웠던 과천시는 해당 입장을 고수하면서 국토부의 협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1·29 대책을 발표하며 과천 경마장과 한국마사회를 경기도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후 방첩사 부지와 묶어 9800가구 주택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대책에 마사회 노조를 포함한 과천 지역사회에서는 지난 7일 총궐기 집회를 여는 등 반발하고 있다.
과천시의회도 오는 12일 '정부 1·29 주택공급 대책, 과천의 주거 환경을 위협하는가?'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영주 과천시의회 의장은 "토론회에 이어 과천시민의 반대 의견을 끌어낼 방안을 찾아 과천 경마장과 방첩사 부지 개발을 막을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천시는 과천 내 주택 공급 수용량이 한계라는 입장이다. 이미 대규모 개발이 진행 중이고 다수 주택이 입주를 앞두고 있어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천에서는 ▲지식정보타운 ▲3기 신도시 과천지구 ▲주암지구 ▲갈현지구 등이 개발 예정이다.
이 중 지식정보타운은 지난 2021년부터 아파트 입주가 시작돼 올해 과천 포레하임(846가구)과 내년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740가구) 등이 입주한다. 주암지구에서도 7개 단지가 입주하고 갈현자구에서도 아파트 2곳이 조성된다.
신규 공급이 늘어난 만큼 지역 내 인구수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20년 5만7831명이던 과천 인구는 2021년 7만3345명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8만5132명을 기록했다. 4년 만에 지역 내 인구가 47% 늘어난 셈이다.
지난 7일 열린 총궐기 집회에 참석한 A씨는 "과천에 1만 여 가구가 더 들어오면 최소 2만명 이상이 새로 지역에 유입될 것"이라며 "이미 과천은 교통 혼잡 피해가 큰데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7일 경기 과천중앙공원 인근 도로에 정부 주택 공급 대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국방대학교 부지에 2570가구 신규 공급 예정인 고양시도 비슷한 이유로 정부 대책에 반대하고 있다.
고양 또한 창릉 신도시(3만8073가구)를 비롯해 장항지구(1만1857가구) 등 개발이 진행 중이다. 대곡역세권 그린벨트를 해제해 9400가구를 공급하는 계획도 올해 상반기 중 지구지정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세 곳 공급물량만 합쳐도 6만가구에 육박한다.
일산신도시 재건축도 진행 중이다. 지난 2024년부터 선도지구를 선정해 개발을 진행 중인데 고양시는 일산신도시 가구수가 기존 10만4000가구에서 13만1000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양시는 입장문에서 " 주택 공급 속도만을 앞세운 개발 방식이 향후 심각한 생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교통·교육·생활 인프라 등 기반시설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통한 조성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택 공급 대상 지역 주민·지자체 반대가 커지면서 정부의 6만가구 공급 계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주택 공급 지역 교통망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체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지역사회의 반발이 워낙 커 난관이 예상된다.
황선희 과천시의회 부의장은 "국토부에서 교통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과천지식정보타운역 조차도 개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전에 계획된 광역교통망도 개통하지 못한 상황에서 또 주택 폭탄을 또 던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발표한 부지 중 다수는 중앙정부가 토지를 보유하지도 않았고 인허가권도 없다"며 "지역사회 반대 속에서 국토부가 직권으로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