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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폐업 업종’에서 효자 업태로…뷔페 시장 부활의 배경은?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2.06 07:00
수정 2026.02.06 08:25

단품 외식 부담↑…외식업계 대안으로 등극

과거 실패 업태, 구조 바꿔 잇따라 재도전

애슐리 퀸즈 성공이 만든 시장 신호로 분석

"많이 주는 장사 끝"…납득 가능한 가격 경쟁

애슐리퀸즈 구의이스트폴점.ⓒ이랜드이츠

한때 외식업계에서 대표적인 구조조정 업태로 꼽혔던 뷔페가 다시 늘고 있다. 인건비·식자재비 상승과 수익성 악화로 줄폐업이 이어졌던 과거 분위기와 달리, 최근에는 신규 출점과 리뉴얼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고물가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의 ‘가격 체감’이 바뀐 결과로 풀이된다.


아워홈은 오는 4월 새로운 가성비 뷔페 브랜드 ‘테이크’를 론칭한다. 첫 매장은 서울 최다 유동인구 지역인 종로 영풍빌딩의 지하로 낙점됐다. 가격은 애슐리 퀸즈보다 4000원 정도 비싼 평일 2만 원대 중반, 주말 3만 원대 초반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앞서 롯데GRS는 지난해 8월 부산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한식 뷔페 브랜드 ‘복주걱’을 열었다. 롯데백화점 측이 한식 뷔페 콘셉트를 먼저 제안했고, 런치플레이션 기류 속 기존 한식당 컨세션 브랜드 운영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와 달리 최근 출점하는 뷔페들은 무한 제공과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메뉴 수를 줄이고 핵심 카테고리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원가 구조로 재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이 주는 장사’보다 가격 대비 납득 가능한 품질을 구현하는 전략이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떠올랐다.


신규 뷔페 출점이 다시 늘어나는 배경에는 외식 물가 전반의 상승이 있다. 단품 메뉴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1인당 체감 지출이 빠르게 높아졌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 번의 지출로 디저트까지 여러 선택지를 해결할 수 있는 뷔페가 합리적인 대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부문 물가지수는 126.0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일상생활에서 구입하는 외식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기준시점인 2020년보다 물가가 26.05% 올랐다는 뜻이다.


특히 런치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일정 가격 안에서 식사 전반을 해결하려는 수요가 뷔페로 대거 유입됐다. 가격이 사전에 고정된 뷔페는 총지출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물가 환경 속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지로 자리 잡는데 일조했다.


애슐리 퀸즈 홍대점.ⓒ이랜드이츠

이 같은 시장의 흐름을 상징하는 대표 사례로는 이랜드이츠의 애슐리 퀸즈가 꼽힌다. 애슐리 퀸즈는 스테이크, 샐러드, 디저트 등 핵심 카테고리의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고객을 끌어모았다. 디저트와 음료까지 포함한 ‘총액 기준 가성비’가 부각되면서,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이랜드이츠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매출은 2023년 2300억원에서 2024년 400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매장 수 역시 회복세다. 애슐리퀸즈 매장 수는 2019년 100여개에서 2022년 59개까지 줄었지만, 2023년 77개, 2024년 109개로 반등했다. 성인 기준 평일 점심 가격은 1만9900원으로, 스시와 시푸드, 라이브 그릴 등을 포함해 메뉴 수는 200여종에 달한다.


성장에 힘입어 최근에는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한식 뷔페 자연별곡도 최근 가격 실험에 나섰다. 이랜드이츠는 자연별곡을 성인 기준 평일 1만29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테스트 매장을 지난달 성남 분당구 야탑동에 열었다. 개점 후 일주일 사이 다녀간 고객은 5000명이 넘는다.


자연별곡 야탑점.ⓒ이랜드이츠

하지만 긍정 사례만 뒤따르진 않다. 과거 뷔페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할 만큼 업황이 좋지 않았다. 조리·서비스 인력이 동시에 필요한 구조로 인건비 부담이 특히 컸다. 상시 인력 배치와 피크타임 대응 인원까지 더해지며, 단품 외식업태보다 고정비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대형 매장 중심 운영으로 임대료와 관리비 부담도 컸다. 다양한 메뉴를 상시 준비해야 해 식자재 폐기율이 높았고, 전기·가스 등 에너지 비용까지 겹치며 운영비 압박이 구조적으로 누적됐다.


실제로 한식뷔페는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을 시작으로 2013년 국내에 처음 등장한 이후 2010년대 중반 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2016년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에 따른 신규 출점 제한과 경쟁 과열, 외식 트렌드 변화, 1인 가구 증가 등의 배경으로 2022년 4월 모두 문 닫았다.


경쟁사들도 한식뷔페를 운영하다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한식뷔페 ‘올반’도 2021년 사업을 접었고, 한식뷔페의 선발주자였던 풀잎채도 2020년 모든 매장을 정리했다. 이 밖에도 다수 외식기업들이 한식뷔페를 시범 운영했으나,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


특히 코로나 감염병 유행은 뷔페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감염 우려로 외식 매장을 찾는 발길이 줄어든 데다 뷔페 업종이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면서 2021년 8월부터 한식뷔페를 비롯한 모든 뷔페 매장의 영업이 약 두 달간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뷔페가 화려한 부활을 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물가로 소비 기준이 바뀐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뷔페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다시 존재감을 키워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국면이 이어지는 한 뷔페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과거처럼 무작정 규모를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가격 대비 체감 만족도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올해 뷔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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