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항소 포기' 李 재판에도 영향 예상…법조계 "사실상 면죄부 준 것"
입력 2026.02.05 11:17
수정 2026.02.05 11:17
중앙지검 "법리검토 결과 및 항소 인용 가능성 등 고려"
민간업자들, 무죄 확정…추징·보전 재산 동결 풀릴 전망
李대통령 해당 사건 관련 별도 기소…무죄 가능성 무게
법조계 "완전 무죄 선고에 항소 안한 이유 밝혀야할 것"
위례 신도시 개발 민간업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왼쪽부터)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연합뉴스
검찰이 '대장동 사건'에 이어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에도 항소 포기하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법조계에선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란 평가마저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민간업자들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한 1심에 항소 포기하며 이 대통령의 위례 사건과 관련한 혐의 역시 향후 무죄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1심에서 무죄 선고된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해 법리검토 결과 및 항소 인용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검찰 내부에선 이번 사건에 대해 법적 다툼이 있는 만큼 상급심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논의 끝에 항소 실익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을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과의 숙의 끝에 항소 제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거나 따로 지침을 내린 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1심 선고가 나온 위례 사건의 항소 기한은 지난 4일까지였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이춘근 부장판사)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부패방지권익위법(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5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공직자가 직무 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민간 업자들이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며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정 회계사에게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비밀을 이용해 피고인들이 취득한 것은 사업자 지위일 뿐, 공소사실에 적시된 '배당이익'을 취득하기 위해선 별개의 행위 및 제3자 행위가 이뤄져야 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민간업자들은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추징·보전된 재산들의 동결도 모두 풀릴 전망이다.
위례 신도시 개발사업은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소재 A2-8블록(6만4713㎡)에 1137세대를 건설·분양한 사업이다. 성남도개공은 2013년 11월 민간사업자와 함께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를 설립하고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대장동 판박이'로 불렸는데 SPC를 통해 시행했고 민간사업자가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는 점이 닮았단 평가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은 '위례자산관리'를 설립해 민간사업자로 참여했는데, 위례자산관리는 대장동 사업의 화천대유와 유사한 역할을 했다.
대장동 사건은 지난해 10월 배임 등 혐의에 대해 일부 유죄가 선고됐지만,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이 사건의 1심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는데 당시 검사장들이 단체 성명을 내는 등 후폭풍이 상당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검찰의 항소 포기는 이 대통령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으로 일할 당시 위례 신도시 개발을 추진·승인해 민간업자들에게 이익을 몰아준 혐의로 별도 기소됐다. 해당 재판은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관련 사건'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6월 대통령 당선 이후 중단된 상태다.
법조계는 검찰의 위례 사건 항소포기에 대해 예견된 결과라고 평가하며 대장동과 위례 사건의 진행 경로를 볼 때 이 대통령의 재판 역시 무죄로 결론 지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위례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포기함에 따라 더 이상 위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수가 없게 됐다"며 "궁극적으로 연결됐는지 의심을 받는 이 대통령에 대한 수사나 기소도 불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기 후에도 이 대통령은 해당 건에 대해선 완전한 면죄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법무부는 대장동 건과 달리 완전 무죄가 선고 됐음에도 항소를 안한 이유를 밝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위례 사건의 재판부는 유출된 정보가 비밀에 해당하는 것은 맞지만, 이에 따라 얻게 된 재산상 이익을 배당 이익으로 직접 연결 짓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검찰 측은 재산상 이익이 배당이익에 해당한다는 점을 주장하고 입증하기 위해 항소를 제기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의 기소 시점이 부패방지법상 공소시효 7년이 지났다고 해 공소기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장동의 경우와 결과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고 본 것 같다"며 "대장동 사건 때 항소 포기를 비판하던 검찰 내부 인사들이 줄줄이 좌천되거나 불이익을 당한 사실이 있다는 점에서도 항소 포기 가능성이 매우 높았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