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흔들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AI 회로박에 '승부수'(종합)
입력 2026.02.03 18:28
수정 2026.02.03 18:29
지난해 영업손실 1452억… 전기차 캐즘에 가동률 45%
AI 시장 돌파구로 낙점…익산공장 회로박 100% 전환 1년 앞당겨
하반기 가동률 90% 회복 전망…"고부가 소재 리딩 기업으로 도약"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동박 제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전방 산업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해 적자 성적표를 받았다. 회사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인공지능(AI) 회로박과 하이엔드 소재를 축으로 한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6775억원, 영업손실 1452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24.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은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인 '캐즘'에 따른 판매량 감소다.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시장의 전방 산업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했고, 공장 운영에 따른 필수적인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4분기 회사 전체 가동률은 45% 수준에 머물렀으며, 특히 주력인 말레이시아 공장은 43%까지 하락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연간 요약 손익.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IR 자료
실적 부진 속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AI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낙점했다.
이에 따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7년까지 익산공장을 회로박 라인으로 100% 전환해 AI용 고부가 회로박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관련 투자비(CAPEX)도 익산 라인 전환 비용이 추가돼 전년(770억원) 수준을 상회할 전망이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는 이날 열린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용 회로박 사업 전략에 대해 "글로벌 쇼티지가 예상됨에 따라 당초 2028년으로 예정했던 익산 공장의 회로박 전용화 계획을 1년 앞당겨 2027년까지 끝마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는 6700t, 2027년에는 1만6000t의 글로벌 톱 3 수준의 대량 생산 캐파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AI용 회로박은 쇼티지 전망에 따라 올해 상반기부터 매출이 조기 확대되고 하반기에는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올해 회로박 사업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배 이상 증가하며 퀀텀 점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용 회로박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차세대 AI 가속기용 HVLP4 제품은 국내 고객사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공급을 준비 중이며 고객사의 제품 출시 일정에 맞춰 본격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AI용 회로박 사업 전략.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IR 자료
전지박 부문에서는 하이엔드 제품 중심의 재편이 진행 중이다. 구리 가격 급등과 미국 관세 변화로 고객사들이 초극박·고강도 제품을 요구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하이엔드 전지박은 이미 북미 합작 고객사의 ESS용으로 하이엔드 전지박이 단독 채택돼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윤영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영업부문장 상무는 "최근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높은 관세 영향으로 주요 셀 메이커들의 북미 현지 생산이 확대되고 있어 당사는 이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며 "당사는 핵심 고객의 ESS향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으며 작년 4분기 북미 현지 거점에서 ESS용 배터리 생산이 시작됨에 따라 당사의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핵심 고객사가 북미 ESS 캐파를 올해 말까지 30GWh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에 따라 올해 핵심 고객사 북미 ESS향 동박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전략 고객사도 북미 현지 거점 ESS용 캐파를 전년 17GWh에서 올해 말 60GWh까지 확보한다고 발표해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률도 가파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익산의 전지박 물량 이관과 ESS용 하이엔드 동박 생산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 60~70%, 하반기에는 80~90%까지 가동률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전고체배터리용 고체전해질 사업 전략.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IR 자료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고체 배터리용 고체전해질 사업도 순항 중이다. 연산 70t 규모의 세계 최대 고체전해질 파일럿 설비를 가동하며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특히 성능 저하 없이 입자 크기를 제어하는 기술을 통해 양산 공정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협력해 1GWh 규모의 증설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는 AI용 회로박 사업의 본격적인 매출 확대와 하이엔드 전지박 제품의 업계 표준화를 통한 시장 선점,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사업에서도 분명한 성과를 내는 한 해로 만들 것"이라며 "당사가 글로벌 고부가 소재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도록 전 임직원이 합심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