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김선호가 완성한 ‘감성’ 로맨스 ‘이사통’ [D:인터뷰]
입력 2026.02.01 12:05
수정 2026.02.01 12:06
다중언어 통역사 주호진 역
고윤정과 함께 완성한 애틋한 로맨스
‘이 사랑 통역되나요’(이하 ‘이사통’)를 통해 오랜만에 로맨스 드라마에 도전한 김선호는 ‘정적인’ 캐릭터 만나 눈빛 하나, 손짓 하나에도 공 들였다. 이 같은 섬세함을 바탕으로 ‘이사통’만의 감성적인 분위기를 완성하며 김선호표 로맨스의 유효함을 입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사통’은 다중언어 통역사 주호진이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고윤정 분)의 통역을 맡게 되면서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김선호가 주호진 역을 맡아 고윤정과 설레면서도 애틋한 로맨스를 보여줬다.
ⓒ넷플릭스
2021년 ‘갯마을 차차차’ 이후 오랜만에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김선호는 부담감보다는 ‘이사통’만의 장점을 잘 전달하는데 신경을 썼다. 공개 후 김선호, 고윤정의 케미를 향한 호평이 이어진 것에 대해서도 작품의 의도를 잘 전달한 것 같아 감사했다.
“장르를 선택할 때 로맨스, 액션 등을 특별히 따지지는 않는다. 당시 들어오는 대본을 보고 재밌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면 하고자 한다. 이번엔 일단 통역사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을 누군가는 공감할 것 같았다. 다른 언어를 쓰지만,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나.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면서 그런 걸 한 번쯤을 꿈꿔 봤을 것이다. 부담은 늘 있지만, 그것이 기분 좋은 작용을 한다고 생각한다. 외모 칭찬이라도 그런 긍정적인 반응을 들으면 힘이 난다. 배우라면 부담감을 감당해야 한다고 여긴다.”
다중언어 통역사라는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는 책임감을 느꼈다. 일본어, 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를 능숙하게 소화하는 주호진의 프로페셔널함을 보여주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연습에 임했다. 촬영 도중에도 선생님께 확인을 받으며 ‘완성도’ 있게 호진을 완성하려고 노력했다.
“4개월 전부터 배웠었다. 우선은 대본 위주로 일단 숙지를 했다. 대사 뉘앙스를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채워나갔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긴장을 하다 보면 까먹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땐 바로 여쭤봤다. 특히 일어는 잘하는 분들이 많아서 부담스러웠다. 통역사처럼 보이려면 숙달된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까 봐 걱정했다. 선생님을 끝까지 믿고 갔다.”
다소 정적인 호진을 만나, 연기적으로 색다른 고민을 할 수 있었다. 눈빛 하나, 손짓 하나에도 신경을 쓰며 ‘표현하지 않고’ 호진의 감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톱스타로, 호진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차무희와의 케미를 완성하기 위한 김선호만의 ‘디테일’이 있었던 셈이다.
“호진은 문어체를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그걸 그대로 하면 한없이 딱딱할 수 있다. 어쨌든 배우는 기본적으로 유연하게 열려있어야 한다. 열어두되, 이번엔 내가 의도한 바를 어디까지 실현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현장에서 슛 들어가기 전에 고윤정과 항상 미리 확인을 했다. 로케에서는 일부러라도 미리 가서 수다를 떨었다. 원래 그러진 않는데, 이번에 유독 많이 신경을 썼고, 고윤정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실 평소엔 눈빛 하나로만 이야기하는 일이 드물지 않나. 그런데 호진에게는 그 힘이 필요했기 때문에 (섬세하게)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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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무희의 또 다른 인격인 도라미가 등장하면서부터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기도 한다. 호진-무희가 아픔을 공유하는 포인트가 되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대했던 분위기와는 다른 전개에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선호는 도라미가 필요했던 이유와 이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감정의 흐름을 설명하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대본을 다 받고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촬영 전에 뒷부분 설정에 대해선 알았다. 다만 저는 장르를 떠나, 도라미가 주호진이 하지 못하는 통역을 대신해주는 부분이 있다고 여겼다. 그 부분에서 괜찮은 것 같다고 수긍했다. ‘호진은 도라미에게 어떻게 반응할까’, ‘호진이 얼마나 흔들리게 될까’, 그 부분에만 신경을 쓰고 고민했다.”
1인 2역 연기를 능숙하게 소화하며 설득력을 배가한 고윤정에게 공을 돌렸다. 현장에서도 함께 상의하며 호진의 디테일한 감정선을 채워나갔다고 설명하며, 무희의 변화무쌍함을 호진의 진중함이 어떻게 잘 어우러질 수 있었는지를 짐작케 했다.
“1인 2역 연기는 힘들다. 고윤정의 부담감이 클 것 같았다. 그런데 도라미 등장 장면부터 너무 잘하는 거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너무 적절하게 했다. 사실 저는 그냥 고윤정을 보며 리액션한 게 다였던 것 같다. 준비를 너무 잘해온 것 같아 잘 묻어갔다. 고윤정이 잘 움직일 수 있게, 씬을 잘 이어나갈 수 있게 내가 방점을 찍어주는 역할을 하려고 했다.”
호불호는 있지만, 김선호는 자신이 매료된 ‘이사통’의 매력을 설명하며 시청자들에게 기대를 당부했다. 극 중 호진-무희처럼, 대중들과도 잘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김선호였다.
“‘사람에게는 각자의 언어가 있다’는 대사가 와닿았다. 그것만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그 대사가 이 작품을 흥미롭게 보는 시작점이 된 것은 맞다. 배우로서도 고민되는 지점이다. 늘 소통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언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