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처 장관 후보자 “성숙치 못한 언행 사과…변명 없이 책임 감당”
입력 2026.01.23 10:52
수정 2026.01.23 11:20
23일 국회 인사청문회…모두발언 통해 논란 사과
통합과 협치 필요성 강조, 장관직 수락 배경 설명
4분기 0%대 성장 언급, 재정 역할·지출 효율화 제시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존경하는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말하며 과거 언행을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내란에 동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잘못된 판단의 자리에 서 있었음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못을 즉시 인정하지 못하고 무려 1년이라는 시간을 망설임과 침묵 속에서 흘려보냈다”며 “이 늦은 사과 자체가 또 하나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에 단 한 부분이라도 기여할 기회를 주신다면 국민의 명령으로 알고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기획처 장관직을 수락한 배경으로는 통합과 협치를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지금까지 통합과 협치 필요성이 제기돼 왔으나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통합의 손길이 세 불리기로 오해받기도 했고 강력한 힘으로 뒷받침되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거대 여당으로서 세 불리기 자체가 필요치 않은 상황에서 나온 통합의 발걸음은 협치의 제도화를 향한 진정성으로 읽혔다”며 “돌을 맞더라도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재정 운용 방향에 대해서는 경기 상황과 재정의 역할을 함께 꺼냈다.
이 후보자는 “4분기 연속 0%대 성장을 기록하다가 겨우 경기회복세의 기로에 선 시점”이라며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K자형 회복 완화에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동시에 ‘재정의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주의와 관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출 효율화 의지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중복은 걷어내고 누수는 막아내는 일에 성과를 낼 준비가 돼 있다”며 “재정이 필요한 시점에 역할을 하면서도 데이터와 성과 분석에 기반해 예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똑똑한 재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여건으로는 ‘트럼프 시대 이후 완전히 변화된 국제 정세와 새로운 경제질서’를 언급했다.
단기적으로는 고환율과 높은 체감물가의 이중고를 들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구위기, 기후위기, 인공지능 산업기술 대격변, 양극화, 지역소멸을 ‘회색 코뿔소’로 불리는 위기 요인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자는 기획예산처 역할로 국가 미래 계획과 예산의 연계를 강조했다. 예산을 국가 비전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전환하고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도구로 쓰겠다고 밝혔다.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 수립과 성장 패러다임 제시를 언급했고 성장과 복지의 동시 달성을 위해 사회안전망 재정비도 꺼냈다. 재정 혁신과 관련해서는 유사·중복 사업 정비, 의무적 지출과 경직성 지출 재구조화 등을 설명했다.
예산 전 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보장하고 재정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열린 재정’ 구상도 밝혔다.
이 후보자는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서 엄중히 검증받겠다”며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고 뼈저리게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비판을 국민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성과로 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