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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속 옥석가리기 본격화”…새해 외식업계, M&A 시장 '극과극'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1.23 06:42
수정 2026.01.23 06:42

매머드커피·KFC·파이브가이즈…딜 성사 잇따라

버거킹·피자헛·노랑통닭, 매각 장기화 예상

고금리·비용 부담·규제 리스크로 투자 기준 상향

선별 투자 기조 고착화

서울 시내 버거킹 매장 모습.ⓒ뉴시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외식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극단적인 양극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소비 위축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환경 속에서도 수익 구조가 검증된 브랜드에만 자금이 몰리는 ‘선별 투자’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머드커피는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오케스트라PE)와 지분 100%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매머드커피 운영 법인뿐 아니라 원두 로스팅 계열사까지 거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머드커피는 국내 5대 저가 커피 브랜드(메가MGC·컴포즈·빽다방·더벤티·매머드커피) 중 하나로 꼽힌다. 2012년 서울 홍대점에서 출발해 현재 전국에서 90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인수가는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지난달 글로벌 사모펀드인 H&Q에쿼티파트너스는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한국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를 약 600억~700억원에 인수했으며, KFC코리아는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 2000억원대에 매각됐다.


글로벌 본사의 사업 구조 재편이 국내 M&A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났다.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최근 한국 사업을 직영 체제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MF) 방식으로 전환하고,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DPK의 계열사 청오SW를 국내 사업자로 선정해 MOU를 체결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운영하는 엘비엠(LBM) 역시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를 새 최대주주로 맞았다. 지분 100% 기준 거래 금액은 약 2000억원으로, 지난해 EBITDA 등을 감안한 기업가치는 17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다만 모든 F&B 매물이 거래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버거킹, 한국피자헛, 리치빔(피자나라치킨공주), 노랑푸드(노랑통닭), 명륜당(명륜진사갈비), 이랜드이츠의 다이닝·디저트 브랜드 9개(반궁·스테이크어스·테로 등) 등도 M&A 시장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특히, 노랑통닭 운영사 노랑푸드의 경우 최대주주인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코스톤아시아가 지분 100% 매각을 추진하며 필리핀 외식 기업 졸리비그룹과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 눈높이를 좁히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


이들 브랜드가 거래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외식 M&A 시장의 양극화는 단순한 경기 부진의 결과라기 보다 투자 환경 자체가 구조적으로 변화한 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 고물가·내수 소비 부진·높은 금리 등 거시경제 환경이 외식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매출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맹점 규제 강화 움직임이 투자 리스크로 작용하며 전략적 투자자와 사모펀드 모두 보수적인 접근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비 회복 지연과 비용 구조 악화가 브랜드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며 투자 매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식 소비는 여전히 회복 속도가 더디고, 인건비·임차료·식자재 가격은 고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매출 성장 없이 비용만 누적되는 브랜드는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


투자자의 리스크 기준도 높아졌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레버리지 투자 여력이 줄어들었고,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명확한 브랜드만 선별적으로 검토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단순 점포 수 확대나 브랜드 인지도 만으로는 투자 논리를 설득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가맹사업 관련 제도 강화 가능성과 수익 구조 투명성 요구 확대 등 정책 변수들이 겹치면서, 중장기 사업 구조를 예측하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특히 로열티·물류 마진 등 핵심 수익 모델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장기 투자 관점에서의 수익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각을 추진하는 쪽과 인수 희망자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격차가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장기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장 분위기가 개선된 듯 보여도 실제 성사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조정이 필요한 셈이다.


이처럼 F&B M&A 시장은 일부 ‘뜨거운 관심’을 받는 브랜드와 아직도 매물로만 쌓여가는 브랜드 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단순히 거래 건수가 늘어나는 것 만으로 시장 전체가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딜 성사 건수 자체’보다 실적 기반의 구조 개선, 투자자와 매도자 간 가격 합의, 규제 환경 변화가 실제 거래로 연결되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M&A 시장이 살아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투자자들이 훨씬 까다롭게 옥석을 가리고 있다”며 “실적이 안정되고 구조 개선이 가시화된 일부 브랜드에만 자금이 몰리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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