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착공 2가구…지방 빌라 공사장 '실종'
입력 2026.01.22 07:00
수정 2026.01.22 07:00
고금리 속 금융 비용 증가…수요까지 감소
"수요 있어야 공급 발생…지방 경제 우선 살려야"
ⓒ데일리안DB
고금리 장기화 속 지방 내 빌라 착공 건수가 급감했다. 건설사들의 금융 비용이 늘어난 가운데 빌라 수요가 감소하면서 공사 자체를 꺼리는 업체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지역 경제를 우선 활성화해야 건설업도 활기를 찾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부산과 대전에서 다가구·다세대·연립 등 빌라를 착공한 건수는 각자 단 2건이다. 대전은 다세대 주택 2가구 착공 신고가 접수됐고 부산은 다가구 주택 2가구 뿐이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콘크리트 양생 문제 등으로 공사 건수가 감소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고려하더라도 지방에서 공사에 돌입하는 현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방 빌라 착공 건수는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1월 지방에서 착공한 빌라 수는 6454건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같은 기간 3만5071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2만4319건 ▲2023년 9056건 ▲2024년 6736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물량이 줄었다.
지방에서 빌라 공사를 꺼리는 이유는 떨어진 상품성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이어진 전세사기 여파 속 빌라를 기피하는 수요자가 늘었고 지역 내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또 2022년부터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사업자의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난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지방을 찾는 수요 자체가 줄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4815가구로 전년 동월(1만4802가구) 대비 약 1만가구 늘었다. 지방에 있는 주택을 매수하려는 수요는 적은데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많아 공급 감소로 이어지는 셈이다.
빌라에 대한 관심이 구축 거래량 감소로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단독·다가구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842건에서 올해 1685건으로 줄었다. 대전도 같은 기간 1008건에서 866건으로 감소했다.
지방 건설경기 침체 속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주택 공급 확대를 목적으로 신축매입임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H가 민간 사업자의 주택을 매입하고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올해도 5만 가구 이상 신축 매입을 추진 중이다.
다만 해당 사업은 수요가 몰리는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에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LH 관계자는 "지방은 수요가 많지 않고 팔리지 않은 집이 많은 만큼 수요가 많고 땅이 부족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을 매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방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내에서 주택을 원하는 하는 수요를 늘려야 주택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은 지방임에도 조선업 활황 속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등 지역 경제가 살아나면서 빌라 착공이 크게 늘었다. 울산 빌라 착공건수는 2024년 1~11월 143건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542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지역 내수요가 늘어나자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은 주도적으로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수요가 생길 경우에만 공급이 생기는 구조"라며 "우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등 주택 수요가 늘어나야 지방 건설경기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