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YS도 JS(이준석)도 못 될 건가?
입력 2026.01.19 07:07
수정 2026.01.19 07:07
사과는 사과, 그러나 張 지연작전 말려들면 ‘간동훈’ 돼
지역-세력 없고 팬만 있는 약점이 그의 ‘체급’ 과제
간 보지 말고 張에 선전포고-6월 출마 지금 선언해야
이번 일주일이 그의 결기-리더십 고비, 국민 믿고 나서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자신에 대한 당의 징계 추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영상을 올렸다. ⓒ 한동훈 페이스북 영상 캡처=데일리안 DB
한동훈이 사과했다. ‘송구’도 사과의 일종이라고 볼 때 그렇다.
장동혁이 시도한 탄핵 찬성 복수극 사유가 된, 그의 가족이 윤석열 비판 사설-칼럼 등을 올린 국민의힘 당게(당원 게시판)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머리를 숙였다.
당 윤리위 제명 결론은 동명이인이 쓴 걸 한동훈이 썼다는 등 억지를 부린 다음 두 차례 긴급 수정도 해 조작이 분명하다는 전제와 함께였다.
“징계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다. 그렇지만 그것과 별개로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서, 그리고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을 이끌었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다.”
이로써 장동혁의 ‘시선 돌리기’ 단식으로 고개를 들던 양비론은 일단 잠재웠다. 늦은 감이 있으나 털지 않고 갈 수는 없었다. 윤-어게인 세력에 자꾸만 명분을 주게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과 다음의 행보다. 털 걸 털었으니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장동혁(56, 보령, 서울대)이 한동훈(53, 서울, 서울대-미 컬럼비아대)을 죽이려다 그를 YS(김영삼) 급으로 키워줄 뻔한 불씨를 살리는 담판이다.
김영삼(2015년 86세로 별세, 거제, 서울대)은 명망가 몇 사람이 야당(신민당)을 이끄는 시대에 군사 정권의 모진 탄압을 받으며 체급을 키운 사람이다. 그 체급은 정권과 그 자신 양자가 키웠다.
그는 또 부산이라는 한국 최대(80년대 이후 광주 이전엔) 야도(野都)에서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는 거물 정치인이었다. 호남의 거물 DJ 김대중(2009년 85세로 별세, 신안, 목포상고-모스크바대)과 쌍두마차였다.
박정희-차지철이 궁중에서 그의 朴 비판 NYT 인터뷰를 문제 삼아(한동훈 가족의 당원 게시판 글을 韓 제거 이유로 이용한 것과 유사) 자살극을 꾸몄다. 허수아비 여당 국회의원(尹의 국힘 의원 버전)들을 시켜 그의 의원직을 박탈해 버렸다.
부산에 이어 마산에서 대규모(7개월 후 일어난 광주 시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시민-학생 군중이었고 이들은 무장하지도 않았다) 항의 집회-행진이 벌어졌다. 계엄령-위수령이 포고됐다.
비밀리에 현장을 다녀온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민심이 뒤집혔다고 보고 야심과 복수 욕으로 차지철-박정희에게 총알을 발사했다. 그 철권 정권이 김영삼 제명이라는 어리석은 자충수로 한순간에 무너졌다.
장동혁은 극소수 측근들만 빼고 모두가 반대하고 모두가 비판하고 모두가 충언하자 겁먹고 주춤했다. 마키아벨리 판 여우(Fox) 정치 카드를 꺼냈다. 정적을 단칼에 자르는 사자(Lion)로 군림하려다가 불리하니 얼굴을 순식간에 바꿔버린 것이다.
그의 제명 동력은 이미 사라졌다. 당 밖 여론에 굴복했건, 당내 의견에 따랐건, 그 멈춤에 한동훈 사과까지 나와 물 건너가 버렸다. 단식도 끝내야만 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한동훈에겐 그래서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한 고비다. 사과 후 징계가 보류되거나 취소되면 장동혁의 여우 간계(奸計)에 말려든 결과가 된다. 그러면 YS는커녕 JS(이준석)도 못 되고 만다.
윤석열에게 쫓겨난 이준석(40, 서울, 하버드대)은 화성-동탄에서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금배지를 달았고, 3명의 국회의원을 둔 제3지대 정당을 창당했다. 한동훈은 검사-장관-비대위원장-당 대표 등 주로 남이 시켜 주는 자리만 거쳐 오면서 자기 힘과 결단으로 모험다운 모험을 아직 해보지 않은 공무원 같은 이미지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결기(決氣, 곧고 바르며 과단성 있는 성미)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절제하고 젠틀한 건 좋으나 치고 나가야 할 때는 단호하고 대차게 저질러야만 건드릴 수 없는 리더십이 갖춰진다.
정치 9단의 여우 박지원(83, 진도, 단국대)이 ‘간동훈’이라고 부르며 조롱했다.
“윤석열의 간도 보고 국민 간도 보며 왔다 갔다 하다가 이 꼴을 당한 것 아닌가? 제명은 간동훈이 자업자득했다고 생각한다.”
한동훈은 지역 기반이 없다. 그가 “내 목을 쳐라. 기꺼이 당을 나가 주마”라고 선언했을 때 따라나설 의원도 거의 없다.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는 비례 대표들이 대부분이어서다.
그를 아끼고 지지하는 보수우파 정치인들이 적지는 않다. 그러나 동반 자살은 망설인다. 그의 팬들도 엄청나다. 극성 아줌마 팬들은 물론이고 국힘 지지 중노년층도 윤-어게인 제외하면 대개 그의 편이다.
장동혁의 자해 드라마에 10% 안팎 폭락한 대구-경북 여론이 그것을 말해 준다. 한동훈은 지역과 세력은 없으나 민심이라는 기반은 튼튼하다. 그는 이걸 믿고 이번 주에 결연히 나서야 한다.
간만 보다가는 장동혁이 유리하다. 더구나 그는 밥을 굶고 있다. 탈당-창당이라는 경로가 너무 버겁고 현실적으로 무모하다면, 張 지도부에 공식 선전포고부터 해야 한다.
“윤-어게인 광신도들에 둘러싸여 당 말아먹을 거면 물러나라.”
“비대위 체제로라도 가야 민주당과 대등하게 붙을 수 있다.”
물론, 이런 요구와 압박은 장동혁이 단식을 끝낸다는 전제가 따른다. 그가 누워 있는 한 할 수 있는 건 출사표다.
“6월 지선-보선에 반드시 출마해서 당선, 국회로 들어오겠다.”
“당이 공천을 안 준다면 무소속으로 나가 심판받을 것이다.”
그에게 국회의원직은 절체절명(絕體絕命) 아닌가? 미룰 시간이 없다.
이것도 안 하고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간동훈’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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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