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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로, 전시장으로…회전문서재가 여는 새로운 책의 세계 [공간을 기억하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1.16 15:08
수정 2026.01.16 15:09

[책방지기의 이야기㉝] 서울 신림동 회전문서재

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은 외면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갖는 고유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올해 문화팀은 ‘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서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회전문서재

◆ 무인서점·미니북, 회전문서재가 요즘 독자들과 소통하는 법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회전문서재는 책방지기 없이 운영되는 무인서점이다. 당초 안금선 대표가 사서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며 수업 시에만 운영하던 방식이었지만, 손님들이 “오히려 편하다”, “아지트 같아서 좋다”는 칭찬을 쏟아내며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됐다.


공대 출신으로, 철강회사에 근무하던 안 대표는 2019년, 한 독서모임에 우연히 참여하며 책과 대화의 매력을 느꼈다. 이후 주말 오전 시간을 내 꾸준히 독서모임에 참여하던 그는 ‘한 곳에서 정착해 이를 이어나갈 수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뒤 서점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저는 사실 독서를 늦게 시작했다. 모임 때문에 독서를 접하게 됐는데, 무작정 회원으로 참여를 하다 보니 너무 재밌더라. 사회에서 배울 수 없던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다양한 주제의 책을 접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이를 나누면서 더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알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외 책들의 재미도 실감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회전문서재

안 대표가 느낀 장점을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여러 모임을 통해 책의 의미를 확산하는 한편, 좋은 책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동네서점이자 독립서점만의 강점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학점은행제 등을 통해 사서자격증 취득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책은 ‘깊이 있는’ 책이었다. 분야를 막론하고, 해당 주제 또는 소재의 정수를 담은 책들을 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회전문서재에서는 신간도 살 수 있지만,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구작도 다수 만날 수 있다. 또는 독립출판물을 통해 회전문서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도서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안 대표는 “처음에는 모임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 판매라는 서점의 본 목적을 실현하기가 어려워지더라. 그래서 회전문서재 만의 강점을 구축하고,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유료 예약을 통해 입장할 수 있는 서점이지만, 그래서 독자들의 만족도는 더 깊다. 책을 구매하면, 예약금을 차감해 주는 형태로 운영하며 ‘서점’의 본 목표도 자연스럽게 달성 중이다.


‘미니북’ 제작을 통해 회전문서재를 마치 전시장처럼 즐기기도 한다. ‘소장’을 통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즐기는 요즘 독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일부러 대중교통을 이용해 회전문서재를 찾아주는 독자들도 있다.


ⓒ회전문서재

최근에는 서울 서촌에서 독립출판물 저자들과 모여 제작한 미니북을 선보이며 독자들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고 있다. 회전문서재와 여러 독립출판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 ‘찾아가는 미니북전’은 2월 22일까지 열린다.


2024년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했던 안 대표는 “그때 미니북을 소개하며 사람들이 많이 몰렸었다. 이후 여러 출판사에서도 미니북을 제작하며 ‘굿즈’처럼 독자들의 소장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그때 사람들이 이러한 재미를 느껴주시는구나를 느꼈다”면서 “‘찾아가는 미니북전’에도 140명 이상의 작가님들이 참여해주고 계신다. 손으로 직접 만들기도 하시는데, 모두가 자신들의 콘텐츠를 만들어 독자들에게 어떻게든 전달하려고 하신다는 걸 새삼 느꼈다”라고 말했다.


무인서점의 특징을 살려 고향인 전라남도 장성에서도 회전문서재의 2호점을 열었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숙박업소의 한 공간에 서점을 마련한 것이지만, 이렇듯 책의 형태도, 공간도 한계 없이 확장하며 더 많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책의 매력을 전하고 싶다.


“저는 독서모임이 재밌어서 서점을 차린 사람이지 않나. 그러다가 미니북이 너무 재밌어서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됐다”고 말한 안 대표는 “그런데 큰 서점에서도 이 같은 독립출판물들이 인정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내가 그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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