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안 지연에 판 흔들린 디지털자산 입법…정무위로 무게 이동
입력 2026.01.15 06:47
수정 2026.01.15 06:47
민주당, 은행 중심·지분 제한 정부안과 거리두기…국회 주도 논의 모색
국힘 정책간담회서 ‘지분 제한’ 우려 공유…여야 쟁점 정리 가능성
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이제 조율된 안 도출할 때”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가 14일 서울 강남에서 ‘디지털자업계 정책간담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재진 닥사(DAXA) 상임부회장, 정재욱·김익현 특별위원회 위원, 김영진 빗썸 부사장, 차명훈 코인원 대표, 김상훈 특별위원장, 서창훈 토스 사업개발이사,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문성억 특별위원회 위원, 오경석 두나무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오세진 닥사 의장(코빗 대표) ⓒ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을 둘러싼 논의가 금융위원회 중심의 정부안 구도에서 벗어나, 국회 정무위원회를 축으로 한 여야 쟁점 논의 국면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과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금융위원회가 검토 중인 정부안 초안에 대해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가 부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규제 완화에 비교적 우호적인 국민의힘과의 정무위 논의가 현실적인 쟁점 조율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4일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가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개최한 디지털자산 업계 정책간담회에서는 금융위 정부안으로 알려진 거래소 대주주 지분 15~20% 제한과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상이 집중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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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특위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민간이 쌓아 올린 디지털자산 시장의 성과를 행정적 규제로 제한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 디지털 자산 시장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강제적 지분 분산은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하고 자본의 해외 유출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역시 정부안 초안에 대한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 오세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의장(코빗 대표)은 “이용자 보호법 시행 이후 불공정 거래 규제와 내부통제 수준이 상당 부분 강화됐다”며 “2단계 입법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에 대해서 입안 단계부터 업계 의견을 많이 검토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정산 등 실질적인 금융 인프라로 진입하고 있다”며 “제도 공백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공개 종합토론 이후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거래소 지분 제한과 관련해 “글로벌 규제 사례가 없는 국내만의 규제가 될 경우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사후적 규제로 인한 위헌 소지 지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상에 대해서도 “테더·서클 등 글로벌 사례를 보면 비은행 중심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다만 최 의원은 “아직 정부안이 공식 제출되지 않은 만큼 오늘은 입장을 정리하기보다는 업계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였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국민의힘 기류는, 정부안과 거리를 두고 자체 입법 정리에 나선 민주당 디지털자산 TF의 움직임과도 맞물린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TF가 당 차원의 디지털자산기본법 통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금융위가 검토 중인 거래소 소유분산(15~20%) 기준은 우선 통합안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과반 컨소시엄 구상 역시 통합안에 그대로 반영하기보다는 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위원은 “그간 정부 측 의견과 당내 의견을 충분히 들은 만큼, 이제는 조율된 안을 도출해낼 시점이라고 본다”며 “정부안 논의가 길어지기보다는 국회 차원에서 정무위 논의를 통해 쟁점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부안 제출 시점이 늦어질수록 국회 주도의 입법 논의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이 자체 통합안을 정무위에 상정할 경우, 거래소 지분 제한과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구상에 대해 상대적으로 규제 완화 기조를 보이는 국민의힘과의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안 중심의 ‘여당-정부 조율’ 구도가 흔들리는 가운데,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논의의 무게중심이 금융위가 아닌 국회 정무위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특위 관계자는 “민주당 역시 규제 강화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혁신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안 논의로 법안 발의가 지연되기보다 정무위에 상정해 여야가 함께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 논의를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