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빠져도 이 정도…현대차그룹, 피지컬 AI로 2만명 넘게 몰렸다 [CES 2026]
입력 2026.01.10 06:00
수정 2026.01.10 16:38
체험형 로봇 시연과 참여형 콘텐츠로 전시장 대기 줄까지 형성
아틀라스 첫 공개부터 주차·물류·착용 로봇까지 볼거리 집중
자동차 대신 로보틱스를 전면에 세운 차별화 전략이 관람객 견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에 마련된 현대자동차그룹 전시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붐비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새해 들어 현대자동차그룹의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기술이 글로벌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로보틱스 생태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현대차그룹 전시관은 이번 CES 2026 모빌리티 부문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받으며 기록적인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오는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에서 개최된 CES 2026에서 모빌리티 부문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하고 있다.
개막 첫날 약 3900여 명이 몰린 현대차그룹 부스에는 2일차 약 5100여 명, 3일차 약 6000여 명, 4일차 약 5500여 명이 추가로 방문해 나흘간 누적 관람객 수가 약 2만500여 명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약 1만6000여 명 대비 약 28% 증가한 수치다.
2009년 CES 첫 참가 당시 소규모 전시로 시작했던 현대차그룹은 이번 행사에서 역대 최대인 1836㎡ 규모의 체험형 부스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자동차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로봇과 AI를 중심으로 전시한 것이 특징이다.
압도적인 규모에도 불구하고 전시장 주변을 두 바퀴나 돌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 대기 행렬은 가장 붐빌 때 입장까지 1시간 가까이 소요될 만큼 뜨거운 열기를 증명했다.
그룹사의 역량 결집도 돋보였다.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꾸린 현대위아는 AI 자율주행 주차 로봇 등을 앞세워 최소 1만5000명 이상의 관람객을 유치했다. 현대모비스는 고객사 대상 프라이빗 부스만 운영했음에도 글로벌 완성차 경영진 등 500명 이상의 핵심 관계자가 방문해 수주 상담을 진행하는 내실을 챙겼다.
전시 흥행은 시장 반응으로도 이어졌다.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선언과 피지컬 AI 비전이 부각되며 현대차 주가는 7일 하루에만 20% 가까이 급등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대미 관세 부담이 완화된 상황에서 휴머노이드 사업이 현대차그룹의 기업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시 기간 정의선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비공개로 만난 사실도 피지컬 AI 협업 기대를 키웠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에 마련된 현대자동차그룹 전시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산업용 착용로봇 엑스블 숄더를 입고 제조 작업 체험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이번 전시의 흥행 비결은 타 전시관과 차별화된 참여형 콘텐츠에 있다. 대다수 참가 기업이 단순한 제품 나열이나 일방적인 발표 중심의 정적인 전시에 그친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관람객이 직접 타고 입고 움직이는 역동적인 체험형 부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관람객들은 산업용 착용로봇 엑스블 숄더를 입고 차체 조립 공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었다. 스쿠터 형태로 개조된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 체험존도 시종일관 인파로 붐볐으며 주차 로봇이 아이오닉 5를 들어 올려 자유자재로 이동시키는 장면에서는 관람객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전시의 정점은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시장 공략의 핵심 모델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찍었다. 이번 CES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아틀라스가 360도 회전하는 유연한 관절을 활용해 선반 사이로 부품을 옮기는 정교한 시연이 펼쳐질 때마다 부스 안은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가득 찼다. 시연은 시간대별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작 전부터 대기하지 않으면 구경조차 힘들 정도로 아틀라스를 향한 관람객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모든 것을 훤히 드러낸 타사 부스들과 대조적으로 전시장 외곽을 하얀 커튼으로 감싸 내부를 보이지 않게 가린 독특한 연출도 관람객의 호기심을 극대화하며 신비감을 자극했다.
이러한 흥행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자동차 중심 전시에서 벗어나 로보틱스와 AI를 전면에 내세운 구성은 완성차 기업을 넘어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상징했다. CES 2026 현장에서 확인된 관람객 반응과 시장의 평가 역시 현대차그룹의 기술 전략이 단기적 화제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성장 축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