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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 차액가맹금, 대법 선고 초읽기…프랜차이즈 ‘마진공식’ 흔들릴까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1.08 07:29
수정 2026.01.08 07:29

상고심 선고일 15일, 쟁점은 ‘부당이득’ 여부

1·2심 모두 점주 승소…210억원 반환 판결

외식업계, 16개 브랜드로 소송 확산할까 ‘촉각’

서울 시내 피자헛 매장.ⓒ뉴시스

한국피자헛의 차액가맹금 관련 대법원 판단이 다음주로 예정된 가운데 이번 결과가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수익 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원·부자재 유통 마진의 허용 범위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유사 소송을 겪는 다른 브랜드들로 파장이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3부는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관련 상고심 선고기일을 이달 15일로 지정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20년 가맹점주 94명이 한국피자헛이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도매가를 초과해 취한 차액가맹금이 법적 근거 없는 부당이득이라며 제기됐다. 소송의 핵심은 로열티를 받는 피자헛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받은 게 정당한가를 따지는 것이다.


차액가맹금이란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도매가격을 초과해 취하는 금액으로, 납품 마진에 해당한다.


가맹점주 측은 한국피자헛이 로열티를 받으면서도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추가로 수취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쉽게 말해 ‘부당이득’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반면 본사 측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차액가맹금은 정당한 마진에 해당하며 별도의 사전 합의는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가맹점 사업에 꼭 필요한 품목을 공급·관리하는 것은 영업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상 미국에선 가맹본부가 매출의 7~10%가량을 로열티로 받지만, 한국은 로열티가 거의 없는 대신 차액가맹금을 중심으로 수익을 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 본사의 약 90%가 점주들로부터 차액가맹금을 받는다.


현재까지 1·2심 법원은 모두 가맹점주 손을 들어줬으며 2심 재판부는 피자헛에 약 210억원 반환을 명령했다. 이는 1심에서 인정된 금액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으로 한국피자헛은 판결 이후 자금 부담이 커지며 지난해 11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서울 시내의 식당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업계에선 이번 상고심의 향방이 다른 판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수령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하급심 판단을 계기로 치킨·버거 등 다른 프랜차이즈 업종에서도 유사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이번 판결의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이번 사건에서 가맹점주 측이 최종 승소할 경우, ‘차액가맹금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으면 무효’라는 법적 기준이 확립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사한 수익 구조를 운영해온 다수의 가맹본부들이 연쇄적인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9월 피자헛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의 2심 판결 이후 롯데슈퍼, bhc, 교촌치킨, 투썸플레이스, 두찜, 버거킹 등 피자헛을 제외한 총 16개 외식업체 가맹점주들이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차액가맹금이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수익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로열티 중심의 정률제 수익모델로의 전환 압박이 가속화되고 가맹계약서 전면 재작성, 정부 차원의 표준계약서 개정 논의까지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소 가맹본부의 경우, 소송 리스크와 수익성 악화로 인해 사업 철수나 구조조정에 나서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인 피자헛도 기업회생에 돌입한 만큼, 지금까지 관례대로 계약해 온 수많은 기업이 도산 위기에 몰릴 것이라는 우려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업계는 이번 대법원 판단에서 파기환송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 왔기 때문에 1·2심보다는 업계 현실을 일부 고려한 판단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패소가 확정될 경우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미 소송이 제기된 16개 브랜드를 넘어, 다른 브랜드들로도 유사 소송이 연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소·중견 프랜차이즈의 경우 법적 대응 자체가 쉽지 않아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국내 프랜차이즈의 96%가 가맹점 100개 미만의 소규모 브랜드인 만큼, 소송이 제기된 업체들은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대 반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연쇄 부실이나 줄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산업 성장률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법적 리스크까지 겹치면 해외 진출은커녕 국내 시장에서조차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의 투자 심리와 확장 동력이 동시에 꺾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이 상당하다”고 부연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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