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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선언한 LIG넥스원, 쌓여가는 노사·사법·재무 리스크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1.06 12:47
수정 2026.01.06 12:48

사명 변경으로 사업 확장 의지 공식화

노사 갈등·수사·재무 부담 동시 부각

방산 호황 속 내부 관리 역량 '시험대'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가 지난 5일 판교하우스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LIG넥스원

LIG넥스원이 사명 변경을 통해 사업 확장 의지를 공식화했지만 노사 갈등과 사법 리스크, 재무 부담 등 내부 과제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방산 수요 확대라는 우호적 환경 속에서도 내부 리스크 관리가 향후 성장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외형 확장 전략을 본격화하는 한편, 내부 경영 안정성 회복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LIG넥스원은 최근 사명을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efense & Aerospace·LIG D&A)’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방산업체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항공·우주·미래 기술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사명 변경은 향후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사명 변경은 2007년 LIG그룹 편입 이후 19년 만이다. 신익현 대표는 전날 시무식에서 글로벌 기반 구축과 연구개발(R&D) 속도 혁신, 소통문화 정착을 올해 핵심 경영 방침으로 제시하며 ‘다가올 100년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환경은 방산업계에 우호적이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각국의 국방비 확대 기조 속에서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출 확대 기대가 커졌다. 정부도 지난해 한국 방산 수출 규모가 150억 달러를 웃돌았을 것으로 추정하며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다만 LIG넥스원의 내부 상황은 마냥 녹록지 않다. 가장 먼저 노사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25년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된 이후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고정 초과근무시간(OT) 축소와 포괄임금제 성격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38년간 이어져 온 무분규 관행이 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노조는 현행 고정 OT 제도가 사실상 포괄임금제와 동일한 구조라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단계적 축소안 역시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는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조정이 중단될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포괄임금제를 활용한 노동 관행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가운데 LIG넥스원 노사의 갈등은 정책 환경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노조는 정부의 포괄임금제 개선 기조를 근거로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주요 경쟁사들은 이미 포괄임금제 정리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0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에 고정 OT를 폐지했고, 한화시스템은 2028년 완전 폐지를 목표로 단계적 축소를 진행 중이다.


사법 리스크도 부담 요인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19일 LIG넥스원에 특혜를 제공한 의혹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방사청 기반전력사업전력화지원관리팀 소속 A전문관 등이 LIG넥스원 측에 사업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제안서 평가에서 유리한 점수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공정거래위원회가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이른바 ‘방산 빅4’를 상대로 하도급법 위반 혐의 현장조사에 나선 직후 이뤄졌다. 이재명 정부가 방산 산업을 차세대 수출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투명성 강화를 강조하면서 수사 결과와 후속 조치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고스트로보틱스가 제작한 사족보행로봇 비전60 ⓒLIG넥스원

재무적 부담도 변수로 남아 있다. 신 대표가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인수한 미국 로봇기업 고스트로보틱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LIG넥스원은 2024년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특수목적법인(SPC) ‘LNGR’을 설립해 약 3320억원을 투입,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확보했다.


그러나 고스트로보틱스는 지난해 3분기 1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100억원 내외의 분기 영업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좋은 실적을 내고 있고 수주 잔고도 우수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단기적인 상승 동력은 다소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자회사 고스트로보틱스는 유의미한 매출 없이 손실이 지속되고 있고, 별다른 개선의 시그널이 없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인수 당시 체결한 약정도 부담 요인이다. 고스트로보틱스가 정해진 기간 내 상장에 실패할 경우, LIG넥스원은 LNGR이 발행한 9600만 달러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고 연 15%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과거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특허 분쟁 합의에 따라 2035년까지 매출의 10%를 로열티로 지급해야 하는 점도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업계에서는 LIG넥스원이 외형 확장 전략을 본격화한 만큼 내부 리스크 관리 능력이 향후 기업 가치와 성장 속도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명 변경과 사업 확장은 방향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노사 관계와 투명성, 재무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며 “확장 전략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내부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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