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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림으로 시작해 절단까지…겨울철 동상, '이렇게' 진행된다 [엑스레이]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1.04 06:00
수정 2026.01.04 06:00

혈관 손상·조직 괴사 동시 발생하는 중증 외상 ‘동상’

옥외 노동자·노인 등 주의…적절한 조치에도 통증 지속 시 진료 필요



눈에 보이지 않던 질병의 징후, 생활 속 위험 신호를 X선처럼 투명하게 비춥니다. '엑스레이'는 단순한 건강 정보가 아닌, 예방과 조기 대응을 위한 '생활 속 건강 진단서'입니다.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시그널을 포착해, 오늘의 건강을 과학적으로 읽어드립니다.



ⓒ데일리안 AI 포토그래피

겨울철 본격적인 한파가 이어지면서 동상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동상은 추위로 인해 피부와 아래 조직이 얼어 손상되는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가 늦어질 경우 조직 괴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저체온증이 함께 나타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동상이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혈관 손상과 조직 괴사가 동반될 수 있는 중증 외상으로, 특히 저체온증이 함께 발생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겨울철 동상, 초기증상도 가볍게 생각 말아야”

4일 의료계에 따르면 동상은 신체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혈액 공급이 상대적으로 적은 코와 귀, 얼굴, 손, 발 등 말단 부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동상은 대표적인 동결성 한랭손상 질환으로, 과거에는 군인에게 주로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일반인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옥외 노동자, 노인, 노숙인, 알코올 또는 약물 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은 동상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현성열 가천대 길병원 외상외과 교수는 “빙점 이하의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젖은 신발과 옷을 착용한 상태, 꽉 끼는 신발이나 의복은 혈액순환을 방해해 동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콩팥 기능 저하, 빈혈, 영양실조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동상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동상은 손상 깊이에 따라 1도부터 4도까지 구분된다. 1도 동상은 피부가 차갑고 붉어지며 따끔거리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2도에 이르면 피부 발적과 함께 물집과 부종이 생기고 통증이 심해진다. 3도 동상은 피부가 검게 변하며 조직 괴사가 진행되고, 4도 동상은 감각이 거의 없어지고 조직이 딱딱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현 교수는 “동상이 발생하면 초기 증상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된다. 동상 환자에게 몸 떨림, 말이 어눌해짐, 심한 졸림 증상이 나타난다”며 “저체온증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높다. 저체온증이 동반되면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는 겨울철에는 동상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낮은 기온은 물론 습하거나 바람이 강한 환경에서는 야외 활동을 가급적 줄이고, 맨살이 차가운 금속 등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야외 활동을 해야 한다면 장갑과 모자, 통풍이 잘되면서도 보온성이 있는 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젖은 장갑이나 양말은 즉시 교체해야 하며, 추운 날씨에 술과 담배는 혈관 수축과 탈수를 유발해 동상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 교수는 “야외 활동 시 1시간 마다 실내로 들어가 5~10분 정도 체온을 회복하고, 손과 발을 가볍게 움직여 혈액순환을 도와야 한다”며 “동상은 예방만 잘 해도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체온 회복이 핵심…통증 지속시 의료기관 방문해야”
ⓒ데일리안 AI 포토그래피

동상 치료의 기본 원칙은 추가 손상을 막고 체온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우선 환자를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따뜻한 장소로 옮기고, 젖거나 꽉 끼는 의복을 제거한 뒤 마른 옷으로 갈아입혀야 한다.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따뜻한 음료를 마시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상 부위는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고, 심장보다 약간 높게 들어올려 부기와 통증을 줄이며, 소독된 마른 거즈로 감싸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후 깨끗하고 따뜻한 물(40~42℃)에 10~30분간 담가 서서히 재가온한다.


동상 부위에 생긴 물집은 임의로 터뜨리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의 처치를 받아야 한다. 발에 물집이 동반된 경우에는 보행을 피해야 하며, 통증이 심할 때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진통제를 복용하고 체온을 유지했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격렬한 몸 떨림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 ▲심한 졸림 ▲보행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단순 동상을 넘어 중증 한랭손상일 가능성이 높아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현 교수는 “환자의 손상 부위에 히터, 전기담요 그리고 실외라면 모닥불 등을 이용해 환부를 직접 가열하거나 손으로 문지르는 행동은 조직 손상을 악화시키고 화상을 유발할 수 있어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며 “녹은 부위가 다시 얼 가능성도 있다면 재가온을 미루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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