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수수료 0%의 역설”…공공 배달앱, 지속성에 ‘의문부호’
입력 2026.01.05 07:21
수정 2026.01.05 13:52
땡겨요, 성장에도 구조적 한계 발목
예산 의존 모델, 지속 가능성에 빨간불
공공성 인정 속 ‘자립 전략’ 과제로 부상
땡겨요 배달라이더들이 배달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민간 배달앱 독점 완화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경감을 목표로 출범한 공공 배달앱이 수년간의 재정 투입에도 경쟁력과 지속성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낮은 수수료율에도 시장 영향력은 여전히 미미하고, 대규모 재정 지원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된 탓이다.
서울시는 공공배달앱 ‘서울배달+땡겨요’의 지난해 10월 전국 기준 시장점유율이 7.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존 5개였던 공공배달앱을 서울시가 지난해 3월부터 땡겨요 단일 체계로 전환한 이후 7개월 만에 점유율이 4.92%포인트 급등했다. 가맹점수도 5만5848개소로 28.4% 늘었다.
그동안 지자체들은 지역 상권 보호와 소상공인 지원을 명분으로 공공배달앱을 적극 추진해왔다. 지역 기반 정치인과 자치단체장들 역시 이를 대표적인 성과 사업으로 내세우며 힘을 실었다. 각종 예산 지원과 할인 쿠폰, 홍보 사업이 함께 동원하며 존재감을 키우는데 속도를 냈다.
자영업자들은 보통 배달 플랫폼에 주문 금액의 2~7.8%(부가세 별도)를 중개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는데,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실제 부담은 더 크다는 이유에서 업계의 공통된 문제점으로 지적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온플법 제정을 10대 공약 중 하나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땡겨요’다. 땡겨요는 민관 협력 기반의 공공 배달 플랫폼으로, 2022년 신한은행 주도로 먼저 출범했다. 이후 서울 광진구와 협약을 맺으며 공공 배달앱 모델을 본격화했고, 현재는 플랫폼 운영 전반을 신한은행이 맡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공공의 시장 개입은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외식업계 전반이 극심한 침체에 빠졌던 시기, 공공배달앱은 단기적인 버팀목으로 기능하며 일정 부분 역할을 해냈다.
업계에서는 당시 공공배달앱이 민간 플랫폼의 대안이라기보다는 위기 상황에서 선택지를 넓혀준 ‘완충 장치’로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급격한 매출 공백 속에서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주문 경로를 분산시켜, 최소한의 영업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고 바라봤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공배달앱은 외식업계에 사실상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상황에서 숨통을 트여준 대안이었다”며 “단기적이지만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주문 경로를 분산시키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2023년 서울 광진구 로데오프라자 앞에서 열린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 런칭 행사에서 배달라이더들이 헬멧을 쓰고 있다.ⓒ뉴시스
그러나 공공 목적과 정책 지원이 연계된 배달 플랫폼은 민간 기업과 같은 속도와 유연성을 갖기 어려웠다. 예산 집행과 사업 변경 과정에서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뒤따랐다. 그 결과 예산 부담은 커진 반면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쉽게 말해, 플랫폼의 ICT 개발과 마케팅 등 운영 전반은 민간 기업이 담당하더라도, 수수료 지원과 소비 인센티브 등 핵심 경쟁 요소가 지자체 예산과 정책 판단에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사업 방향과 지원 규모 변화에 따라 성과가 크게 좌우되는 특성이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지자체 중에서는 경기도가 칼을 빼 들었다. 경기도는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지원 예산을 작년 62억원에서 올해 37억원으로 약 40%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단일 사업 축소를 넘어 공공배달앱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다만 민간 배달앱의 독주는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상공인과 소비자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앞으로도 공공 배달앱 육성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작년 65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공공 배달앱 소비쿠폰 등을 지급했다.
문제는 매년 이같은 대규모 재정 투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재정 여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할인 쿠폰과 보조금에 의존한 이용 확대는 구조적 한계를 갖는다. 예산이 줄어들 경우 이용자와 입점 업주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서비스 고도화 속도가 더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민간 배달앱은 이용자 평점과 리뷰, 플랫폼 간 경쟁을 통해 서비스 품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반면, 공공 배달앱은 경쟁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 앱 안정성이나 사용자 경험(UI·UX)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는 ‘공익 기능 큰 공공 배달앱의 경쟁력 제고 방안’ 보고서를 통해 “지자체는 민간의 경영기법을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앙정부는 공공 배달앱에 대한 중장기 재정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공공 배달앱이 지속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공공 배달앱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위기 국면에서 외식업계의 숨통을 트여주는 역할을 하며 분명한 의미를 남겼다”면서도 “위기 대응용 정책 수단에 머물지 않고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재정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경쟁력과 운영 효율을 함께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