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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멈춘 ‘프리미엄’ VS. 몸집 키우는 ‘저가커피’…“시장 양극화 뚜렷”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5.12.30 07:00
수정 2025.12.30 07:00

고물가 장기화…‘출점=성장’ 공식 흔들

중간 지대 붕괴…커피빈·이디야 등 체질개선

메뉴 고급화, 고객 경험 강화 등 성장 열쇠

서울 시내 커피빈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커피 시장의 흐름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확장에 제동이 걸린 프리미엄 커피와 몸집 불리기에 나선 저가 커피의 대비가 선명해지며, 국내 커피 시장의 양극화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곧 선택 기준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커피 시장은 무작정 점포를 늘리는 방식의 성장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국면에 들어섰다. 고정비 부담과 원가 상승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출점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들은 신규 출점 속도를 조절하거나 점포 효율화에 무게를 두는 반면, 저가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생활 상권을 중심으로 외형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커피 시장이 ‘확장 경쟁’에서 ‘전략 경쟁’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저가커피의 대표 주자 메가커피는 2015년 첫 출점 이후 9년 만에 3000호점을 넘어선데 이어, 2년 뒤인 올해 12월, 4000호점 달성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컴포즈커피 역시 올해 3000호점을 돌파했으며, 빽다방도 18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중·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들은 출점 속도를 조절하거나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고정비 부담과 수익성 악화 속에서 무리한 가맹 확대가 오히려 브랜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하면서 출점보다는 수익성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디야커피만 봐도 최근 전략이 바뀌었다.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음료 용량 확대와 메뉴 라인업 개편을 전국 매장에 본격 적용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음료 사이즈 체계를 라지(L)와 엑스트라(EX)로 통일하고, 시즌·상시 메뉴 등 20여 종의 음료를 재정비했다.


커피빈은 가맹사업 등록을 자진 취소했다. 업계에서는 저가커피 과잉 경쟁이 불러온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가맹 확장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커피빈이 가맹사업 가능성 자체를 접은 것은 출점 중심 성장 전략에 대해 재검토 한 것으로 읽힌다.


이디야커피의 이러한 변화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치열한 경쟁 상황과 무관치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이디야커피 가맹점 수는 2022년 3005개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2805개, 2024년 2562개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커피빈 역시 실적 부진과 연관이 깊다. 국내에서 지난해 연간 1528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26억원에서 1억원으로 급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커피와 정면 가격 경쟁을 하기도 어렵고, 스타벅스처럼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를 갖추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가 브랜드는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며 “커피빈 사례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구조 변화의 결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메가MGC커피, 4000호점 달성 기념 오픈식ⓒ메가MGC커피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두고 단순히 브랜드 간 경쟁 구도의 문제가 아닌 국내 커피 시장 전반의 성장 방식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은 출점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에 의존해 왔지만, 전략이 크게 바뀐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중·프리미엄 브랜드의 설 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저가커피는 가격 경쟁력으로, 스타벅스 등 상위 브랜드는 브랜드 충성도와 공간 경험으로 각각 차별화에 성공하는 반면, 중간 가격대 브랜드는 소비자 선택지에서 밀려나는 구조가 됐다.


여기에 인건비와 임대료, 원두 가격 상승 등 고정비 부담이 겹치면서 출점 확대 전략의 위험성은 더욱 커졌다. 가맹점을 늘릴수록 본사의 매출은 단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지만, 가맹점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브랜드 신뢰도 하락과 폐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커피빈의 가맹사업 중단이 향후 중·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전반의 전략 전환을 촉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무리한 점포 확장 대신 직영 중심 운영, 메뉴 고급화, 고객 경험 강화 등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틀지 않으면 생존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시장은 여전히 크지만, 이제는 ‘얼마나 많이 여느냐’보다 ‘어떤 브랜드로 남느냐’가 더 중요한 단계에 들어섰다”며 “커피빈 사례는 저가커피 과잉 경쟁 국면에서 중간 가격대 브랜드가 가장 먼저 구조조정을 겪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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