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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은 실패’ 배드민턴 15점제 도입, 안세영 독주 저지하나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5.12.29 11:14
수정 2025.12.29 11:15

세계배드민턴연맹, ‘15점제 도입’ 논의

체력 강점인 안세영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평가

양궁은 이미 수차례 규정 변경에도 세계 최강 자리 유지

왕중왕전 우승으로 화려한 피날레 장식한 안세영. ⓒ Xinhua=뉴시스

새로운 규정 도입이 세계 최강 안세영의 독주를 막아설 수 있을까.


안세영은 올해 15개 대회에서 11번 우승을 거머쥐며 완벽한 한 해를 보냈다. 2019년 일본 남자 선수 모모타 겐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인 11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는데 여자 선수로는 최초다.


또 올해 77경기 94.8%(73승4패)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하며 덴마크의 빅토르 악셀센이 2022년 남자 단식에서 세운 94.4%를 넘어선 새로운 기록를 수립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최근 ‘15점제 도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된다.


15점제는 기존 ‘21점 3판 2승제’와 달리, 매 게임 15점을 먼저 선취하는 쪽이 승리하는 것이 골자다.


규정이 변경될 경우 한 게임당 점수가 6점이나 줄어드는 만큼 체력적 우위를 앞세워 세트 막판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는 안세영의 플레이 스타일이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논의가 사실상 안세영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견제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15점제 도입은 체력이 좋은 안세영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Xinhua=뉴시스

이미 스포츠에서 한국 선수들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규정을 바꾼 적이 있었다. 양궁이 대표적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도입돼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유지됐던 한 팀이 27발씩 쏘던 방식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3명이 2발씩 4회에 걸쳐 총 24발을 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그러다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부터는 개인전에서 ‘세트제’ 방식을 채택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단체전에도 적용돼 한 세트를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으로 경기 운영 방식을 가져갔다.


화살을 많이 쏠수록 한국이 유리했기에 적은 화살 수로 이변을 만들어보려 했던 의도인데 이는 현재 논의 중인 배드민턴의 15점제 도입과 유사한 맥락이다.


다만 한국 양궁은 여자 단체전이 올림픽에서 10연패를 달성하는 등 여전히 최강자 자리를 유지하며 경기 규정 변경을 무색하게 했다.


안세영 또한 15점제가 도입된다 해서 마냥 불리한 것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체력적인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선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


규정 변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계 최정상 자리를 지켜냈던 양궁처럼 안세영도 결국은 적응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BWF는 내년 4월 25일(현지시각) 덴마크 호르센스에서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찬반 투표를 거쳐 15점제의 최종 도입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안건이 가결될 경우, 세계 배드민턴은 21점제가 도입된 2006년 이후 20년 만에 새로운 점수 체계를 맞이하게 된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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