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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창작 초연 뮤지컬 70편…대형 창작 뮤지컬은 ‘기근’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12.27 08:38
수정 2025.12.27 08:38

한국 뮤지컬 산업이 유례를 찾기 힘든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기록하며 전 세계 공연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해 한국뮤지컬어워즈 출품작과 미출품작을 포함한 창작 초연 뮤지컬이 70편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이는 한국 뮤지컬의 기초 체력이 강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시에 질적 도약을 위한 새로운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EMK뮤지컬컴퍼니

한국뮤지컬협회에 따르면 올 한 해 한국 뮤지컬 시장에선 약 70편 내외의 창작 초연작이 배출됐다. 한국뮤지컬협회 이종규 이사장은 “음악과 극본 그리고 안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뮤지컬 장르의 특성상 일 년에 수십 편의 신작이 쏟아지는 사례는 세계 공연의 메카인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수치는 한국 뮤지컬 생태계가 신작을 개발하고 무대에 올리는 데 있어 매우 역동적인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하며, 한국이 이제 명실상부한 뮤지컬 창작 발전소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려한 기록 이면에는 대형 창작 뮤지컬의 부재라는 불균형도 자리 잡고 있다. 창작 초연 뮤지컬의 대부분이 중소극장에 집중되어 있고, 1000석 이상의 대형 극장은 여전히 검증된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제작비와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대극장 특성상 제작사들이 신작보다는 안정적인 라이선스 재연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000석 이상의 대극장에서 관객과 만난 순수 창작 초연작은 ‘한복 입은 남자’와 한국 프로듀서인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브로드웨이에서 먼저 선보인 후 한국 무대에 올린 ‘위대한 개츠비’ 정도가 유일하다.


이와 달리 1000석 미만의 중소극장에서는 실험적이고 다양한 소재의 창작 뮤지컬들이 활발하게 무대에 오르며 시장의 다양성을 책임졌다. 400석에서 1000석 미만의 중극장 규모에서는 ‘라이카’를 비롯해 ‘비하인드 더 문’ ‘쉐도우’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데카브리’ ‘조선의 복서’ 등의 작품들이 줄지어 무대에 올랐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뮤지컬이 단순한 공연 예술을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극장 창작 뮤지컬의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대극장 공연은 높은 티켓 파워와 굿즈 판매 그리고 해외 판권 수출 등 부가가치 극대화에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뮤지컬은 세계 정상급의 라이선스 제작 역량과 풍부한 배우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대형 창작 뮤지컬 개발로 연결하는 질적 고도화가 이루어져야만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진정한 의미의 케이 뮤지컬 글로벌화를 이룰 수 있다.


이러한 한국 뮤지컬의 현주소에 대해 이 이사장 역시 “올해 창작 초연에게 주어지는 대상 후보 출품작만 45편에 달하는데, 중소극장 초연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을 보면 다양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지적하면서 “산업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아지려면 대극장 창작 뮤지컬들이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소극장 작품들이 다수 포진한 현재의 양적 성장을 발판 삼아 대형 아이피 확보를 통한 산업적 확장을 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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