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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화화 추진"…'강북 르네상스 시대' 시동 건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5.12.18 11:03
수정 2025.12.18 11:15

미래형 도시 공간 재편 골자로 하는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계획 발표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 약 20.5㎞ 구간에 왕복 6차로 지하도로 신설

고가도로 철거된 지상 공간엔 수변 여가 공간 조성…단절된 도시 구조 회복

총사업비 3조4000억원 추산…실국 합동 추진체 '강북전성시대 기획단' 구성

정릉입구교차로 부근 사업 시행 전·후.ⓒ서울시 제공

거대한 고가도로 구조물이 지상부를 크게 점유하는 방식으로 조성된 내부순환도로와 북부간선도로가 지역의 단절과 발전 저해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서울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 차로 확대 및 주변 지역 정비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8일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노후 고가도로의 기능 저하 문제를 해소하고, 고가도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비효율적 도시 공간 구조를 개선해 교통·생활·자연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형 도시 공간으로의 재편을 골자로 하는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90년대 중반에 개통된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는 서울 강북의 중심부를 횡단하며 지역간 신속한 이동을 담당해왔으나 그동안의 교통 환경의 변화로 인해 기존 간선도로로서의 기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북 지역에는 서울 전체 인구의 47%에 해당하는 454만명이 거주하고 있으나, 강북 지역의 도시고속도로 연장은 전체 243㎞ 중 40%인 96㎞에 머물러있다. 반면 강남 지역의 도시고속도로 연장은 147㎞로 전체의 60%를 차지할 만큼 강남과 강북 간의 도로 인프라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성산~하월곡 구간 하루 약 13만대, 하월곡~신내 구간 약 9만대의 차량이 이용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첨두시(러시아워)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34.5㎞로 이미 간선도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거대한 고가도로 구조물로 인한 도시 단절도 강북권 지역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가 하부 공간의 그늘과 소음, 침체된 환경은 주변 상권과 주거지의 연결성을 약화시키고 보행환경의 질을 저하시켜 지역 발전의 가능성을 저해해 왔다.


또 30년 가까이 된 고가 구조물의 노후화로 인한 유지관리비도 문제다.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의 유지관리비는 올해 기준 391억원이지만 이를 2055년까지 방치할 경우 989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도시고속도로 신설과 고가도로 철거 후 지상 차로 추가 확보를 연계한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계획안을 마련해 강북권의 교통 기능을 효율적으로 확충하고 생활·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도시 구조 재편의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계획.ⓒ서울시 제공

먼저, 성산 나들목(IC)부터 신내 나들목(IC)까지 서울 강북권을 가로지르는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 약 20.5㎞ 구간에 왕복 6차로의 지하도로를 신설하고, 개통 이후 기존 고가도로를 철거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부터 지하화 공사에 돌입해 2035년 지하도로를 개통한 뒤 이 때부터 2037년까지 지상 고가도로 철거 및 하천 복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가도로 철거가 완료되면 상부 공간에는 기존 구조물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을 활용, 2차로의 지상 도로를 추가 확보해 도로 용량이 10% 이상 상승할 전망이다. 아울러 고가도로로 인해 환경이 저해됐던 홍제천·묵동천 등을 복원해 수변 여가 공간을 조성하고, 단절된 도시 구조를 회복함으로써 강북 전반의 도시 경관과 정주 환경을 새롭게 정비할 방침이다.


'촉박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오 시장은 "강북 지역의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게 시작되고 있기 때문에 2030년에서 2035년쯤이면 교통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조속히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시는 이번 계획안에서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기존 고가도로 철거 및 지상도로 정비에 소요되는 총사업비를 약 3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사업계획 단계에서의 잠정 수치로, 향후 교통 수요 전망과 혼잡 완화 효과,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업 규모와 추진 방식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사업 방식은 재정지원 사업 구조로 진행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총 사업비 3조4000억원을 지하차도 완공 시점인 2035년까지 10년으로 나눌 경우 1년당 3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 재정상 큰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시는 또 내년부터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실국 합동 추진체인 '강북전성시대 기획단'을 구성·운영할 예정이다. 시·자치구·지역주민·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학 협의체도 구성해 모든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계획안을 도출해 나갈 계획이다.


오 시장은 "강북의 도약은 단순한 지역 균형을 넘어 서울의 미래를 새로 쓰는 대전환의 출발점"이라며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사업'은 지역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다시, 강북 전성시대'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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