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휴직 사상 첫 6만명 돌파…작년 육아휴직자 20만명 넘었다
입력 2025.12.17 12:00
수정 2025.12.17 12:00
데이터처, 육아휴직통계 결과 발표
전체 육아휴직자 전년 대비 4%↑
육아휴직 사용 양극화 여전
2024년 육아휴직통계. ⓒ국가데이터처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직장인이 2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남성 육아휴직자가 사상 처음으로 6만명을 돌파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 부모 3명 중 1명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등 제도가 확산되고 있으나, 기업 규모에 따른 ‘육아휴직 양극화’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과제로 남았다.
전체 육아휴직자 4% 증가…남성 사용자 18.3% 급증
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통계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는 총 20만6226명으로 전년(19만8218명) 대비 4.0%(8008명) 증가했다. 이는 임신 중이거나 8세(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을 집계한 수치다.
성별로는 남성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은 6만117명으로 전년(5만815명)보다 무려 18.3%(9313명) 급증했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6만명을 넘어선 것은 통계 작성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25.6%에서 29.2%로 3.6%포인트(p) 확대됐다.
반면, 여성 육아휴직자는 14만6109명으로 전년(14만7403명) 대비 0.9%(1294명) 소폭 감소했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로 나타났다.
2024년 출생아 부모 육아휴직 사용률은 34.7%로 전년(33.0%) 대비 1.7%p 상승했다. 이는 2024년에 자녀를 출산한 부모 중 당해연도에 바로 육아휴직을 시작한 비율을 의미한다.
성별 사용률을 보면 여성은 72.2%로 전년보다 1.0%p 하락했으나 여전히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고, 남성은 10.2%를 기록해 전년(7.5%) 대비 2.7%p 상승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 사용률을 기록했다.
이번 통계부터 신규 작성된 ‘출생아 부모의 12개월 이내 육아휴직 사용률’을 보면, 2023년 출생아 부모가 출산 후 1년 안에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은 43.7%로 집계됐다. 이는 당해연도 사용률(33.0%)보다 10.7%p 높은 수치로, 출산 초기 육아휴직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뜻한다.
자녀 연령에 따라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 시기도 달랐다.
2015년생 자녀를 둔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 흐름을 분석한 결과, 여성은 자녀가 0세일 때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비율이 83.8%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남성은 자녀가 6세일 때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18.0%로 가장 높았고, 7세(15.4%)가 그 뒤를 이었다. 남성의 경우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에 맞춰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연령별·산업별 육아휴직 현황…“중소기업 ‘아빠 육휴’는 그림의 떡”
육아휴직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남성은 35~39세가 38.7%로 가장 많았고, 40세 이상(32.9%), 30~34세(24.9%) 순이었다. 여성은 30~34세가 42.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35~39세(33.0%)가 뒤를 이었다. 만혼과 고령 출산의 영향으로 30대 후반 및 40대 육아휴직자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별로는 남성의 경우 제조업 종사자가 22.3%로 가장 많았으며,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19.6%),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10.6%) 순이었다. 여성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0.3%) 비중이 가장 높았고, 공공행정(14.5%), 교육 서비스업(11.1%)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6만917명으로 가장 많은 육아휴직자를 기록했고, 서울(3만7265명)이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인천(11.4%)과 전남(7.7%)이 높게 나타났다.
육아휴직 사용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여전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의 경우 대기업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남성 67.9%가 종사자 300명 이상인 대기업 소속이었다. 이는 전년(60.7%)보다 비중이 높아진 수치다.
반면, 종사자 4명 이하 소규모 사업장 소속 남성 육아휴직자는 4.3%에 불과했다. 5~49명 규모 기업도 12.7%에 그쳤다.
여성 육아휴직자 역시 300명 이상 기업 소속이 57.7%로 가장 많았으나, 5~49명 규모 기업 소속 비중도 21.2%로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분포가 높았다. 육아휴직 사용률 측면에서도 300명 이상 기업의 남성 사용률은 12.5%인 반면, 4명 이하 기업은 6.2%에 그쳐 기업 규모별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졌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남성 육아휴직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제도 정착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도 “중소기업 근로자나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여전히 육아휴직 사용이 쉽지 않은 현실이 통계로 확인된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