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청 대결'로 달아오르는 與 최고위원 보궐선거戰
입력 2025.12.16 00:00
수정 2025.12.16 00:00
친명 강득구·이건태·유동철 출마 선언
친청 이성윤 출사표…문정복은 16일
17일까지 최고위원 후보 등록
박수현 "민주당에 친청 없고 친명만 있다"
G20 정상회의 등 중동·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11월 26일 경기 성남공항에 도착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3명을 선출하는 보궐선거 후보 등록이 15일 시작된 가운데 '명청(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강득구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정부 성공, 국민의힘 청산, 지방선거 압승이라는 과제를 온몸으로 책임지기 위해 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대통령 혼자서는 개혁을 완성할 수 없다. 당청 원팀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일사불란한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 의원의 출마 선언장에는 김준혁·권칠승·김문수·김우영·김태선·민병덕·박홍배·윤종군·이연희·이용우·이재강·박성준·송재봉·채현일·이정헌 의원 등 친명계 의원 15명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일 때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낸 강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기도 한다.
앞서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공동위원장인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과 이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이었던 이건태 의원은 각각 지난 9일과 11일 출마 선언을 했다.
유 위원장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내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고 당내 권력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필요하다"며 정청래 대표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 총선을 앞두고 '영입 인재'로 등용한 유 위원장은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돼 당 지도부와 크게 충돌했었다.
이건태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그 누구보다 이재명 정부의 철학과 개혁의 방향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명통'(이재명 직통) 최고위원, '당청 핫라인'이 되겠다"고 했다. 그는 "(당이) 정부와 엇박자로 이재명 정부가 이루고 있는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정청래 지도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 의원의 출마 선언장에는 지난 8·2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두고 정 대표와 경쟁했던 박찬대 의원을 비롯해 김동아·김우영·김태선·안태준·이광희·이재강·천준호·한준호 의원 등 친명계 의원 9명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친청(친정청래)계 의원들도 속속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성윤 의원은 전날 출마 선언을 했고, 당 조직사무부총장인 문정복 의원도 16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검찰·사법개혁 완수와 내란종식의 선봉장으로서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다"며 "며 "이재명 대통령님, 정청래 당 대표님과 함께 민주당을 원팀, 대한민국을 '빅팀'(Big team)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16일 출마 선언을 하는 문정복 의원은 부산시당위원장 컷오프 과정에서 유동철 위원장과 직접적인 갈등을 겪은 인물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최근 거친 설전을 주고 받았다.
문 의원이 지난 12일 유 위원장을 겨냥해 "천둥벌거숭이"라며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고 하자, 유 위원장은 "인격 모독성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표명하라"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대표 직속 민원정책실장인 임오경 의원과 김한나 서울 서초갑 지역위원장도 출마를 고심 중이다.
민주당은 이번 최고위원 보선이 명청 대결로 비춰지는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거듭 드러내고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왜 느닷없이 친명·친청 프레임이 등장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지금 민주당엔 친청은 없다. 친명만 있다"고 했다. 이어 "선거 국면에 여러 전략과 메시지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100% (의견이 같은) 정당이 어디 있느냐"며 "반청·비청을 친명과 등치 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했다.
내년 1월 11일 치러지는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전현희·김병주·한준호 의원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이번 보선을 통해 뽑히는 최고위원들은 잔여 임기 7개월만 채우게 되지만, '정청래 체제'에 대한 재신임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최근 중앙위원회에서 정 대표의 핵심 공약이었던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최종 부결되며 정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가 난 탓이다.
보궐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은 오는 17일이다. 18일 예비경선 후보자 합동 설명회, 23일 예비경선 합동 연설회, 24일 예비경선 투표가 차례로 예정돼 있다. 본경선 일정은 26일 합동 토론 설명회를 시작으로, 30일 1차 토론회, 내년 1월 11일 합동 연설회와 본투표가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