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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차종 없는데…한국GM, 내년 뷰익으로 '돌려막기'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12.15 12:22
수정 2025.12.15 12:22

15일 '2026 비즈니스 전략 컨퍼런스' 개최

부평공장 생산 수출 전용 모델 '뷰익' 내년 국내서 판매

청라 주행시험장 리노베이션…연구개발센터 투자

韓 생산 거점 아닌 '기술거점' 전환 속도

뷰익 엔비스타 ⓒGM

내수 절벽에 부딪힌 한국GM이 국내 공장에 신차 배정이 어려워지자 기존 수출 전용 모델로 생산 중이던 '뷰익'을 꺼내들기로 했다. 뷰익의 내수 판매가 늘면 투자 없이도 국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만큼, 최근 공식 서비스센터 철수로 불만이 커진 노조를 달래기 위한 차선책으로 읽힌다.


반면, 글로벌 주요 연구소 중 하나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는 투자를 지속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국을 생산 거점으로서의 역할은 축소하고, 기술 거점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한국GM은 15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GM 청라 주행시험장의 타운홀에서 'GM 한국사업장 2026 비즈니스 전략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청라 주행시험장 내에 새롭게 구축한 '버추얼 엔지니어링 랩'의 그랜드 오프닝을 기념하고, 내년 비즈니스 전략을 발표하기 위한 자리다.


가장 주목되는 내용은 단연 '국내 투자'로, 내년 국내 사업 방향이 극명하게 갈린 것이 핵심이다. 이날 발표에는 국내 연구거점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에는 지속적인 투자를, 생산 거점인 부평공장은 내년에도 추가 생산 모델 없이 운영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구소는 투자 확대, 부평 공장은 그대로


이날 오픈한 '버추얼 엔지니어링 랩'은 한국GM의 연구개발 거점에 대한 투자 의지가 잘 드러난다. 글로벌 GM의 연구소 중 하나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의 사내에 분산돼있던 검증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GMTCK의 연구·개발 역량이 크게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가상 개발 환경과 주행 시험장을 통한 실제 물리적 테스트가 연계되면서 개발 정확도와 통합성,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실차 시험 기간을 단축해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반면, 국내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완성차 업체로서의 역할은 축소하려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추가 차종 투입 없이 기존 생산하던 모델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미국 수출 전용 차종이던 '뷰익' 브랜드를 국내에 출시하기로 하면서다.


'뷰익'은 글로벌 GM(제너럴모터스)의 브랜드 중 하나로, 쉐보레와 캐딜락 중간급의 준고급 브랜드다. 현재 부평공장에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파생모델인 뷰익 '엔비스타', 쉐보레 트레일 블레이저의 파생모델인 뷰익 '앙코르 GX'가 생산되고 있다.


뷰익 브랜드 출시는 당장 글로벌 GM으로부터 생산 물량을 추가로 배정받기 어려운 한국GM이 '한국 철수설'을 잠재우기 위해 고안한 차선책으로 풀이된다. 뷰익의 내수 판매가 시작되면 추가 생산 차종 없이도 부평공장의 생산량을 높일 수 있고, 최근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조치로 대치 중인 노조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 대신 수입 모델을 확대하는 전략도 지속된다. 지난 2023년 국내 출범한 GMC의 라인업을 내년 4종으로 늘린다. 한국GM은 2023년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이후 쉐보레 콜로라도, 타호, GMC 시에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리릭 등 수입 모델로 부족한 라인업을 채워왔다.


 내년 '철수설' 종식 쉽지 않을 듯
한국GM 부평공장 ⓒ연합뉴스

한국GM의 이번 발표는 한국을 '생산 거점'이 아닌 '연구 거점'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간접적으로 알린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신차 4종을 내놓겠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부평 공장에서 배정받은 생산 라인업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뷰익 엔비스타, 앙코르 GX의 모델 노후화도 문제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 블레이저의 파생 모델인 만큼 두 차종의 마지막 모델 체인지는 2023년이다. 내수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한국GM 부평공장에선 생산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 불거진 '한국 철수설'을 잠재우기는 내년에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과 약속한 사업 유지 기한인 2028년 초까지 뷰익 차종과 수입 모델로 버티기에 돌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거점에 대한 투자를 '한국 완성차 사업에 대한 의지'로 보기도 쉽지 않다. GMTCK와 한국GM은 법적으로 분리된 법인으로, 노조와 임금체계 등이 전부 별도로 운영된다. 생산 공장을 폐쇄하더라도 연구소는 글로벌 연구개발 거점으로 남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업게 전문가는 "한국GM이 강조하는 '한국 사업에 대한 의지'는 수입차 브랜드로서 한국 시장에 계속 남아있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국내에서 캐딜락, 쉐보레, 뷰익, GMC 등 다양한 브랜드를 내놓고 향후 수입 물량으로 판매해도 되기 때문"이라며 "철수설을 잠재우고 노조의 불안을 낮추기 위한 해법은 결국 공장 생산 차종을 늘릴 수 있는 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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