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재밌어야 하고, 크립토는 쉬워야 한다"…바이낸스 CMO의 두 가지 승부수[인터뷰]
입력 2025.12.10 14:43
수정 2025.12.11 16:17
레이첼 콘란 바이낸스 CMO 인터뷰
"지루한 금융엔 '엔터테인먼트', 어려운 기술엔 '교육' 접목"
축제 같은 'BBW'로 즐거운 경험 제공…'바이낸스 주니어'·'교육 도서'로 문턱 낮춰
"전 세계 22개 라이선스 확보… 규제 준수는 마케팅의 안전벨트
지난 3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5(BBW 2025)' 현장에서 만난 레이첼 콘란 바이낸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딱딱한 '금융'과 어려운 '블록체인 기술'이 만났다. 대중에게 이 조합은 듣는 것 만으로도 지루함, 혹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전 세계 3억명 사용자를 거느린 바이낸스는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케팅의 본질을 두 가지 키워드로 쪼개어 접근했다. 바로 '재미(엔터테인먼트)'와 '이해(교육)'다. 금융이 주는 피로감은 즐거움으로 풀고 기술이 주는 막막함은 철저한 눈높이 교육으로 뚫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5(BBW 2025)' 현장에서 만난 레이첼 콘란 바이낸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마케팅의 핵심은 엔터테인먼트와 교육이라는 두 가지 축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콘란 CMO는 먼저 '엔터테인먼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부정적인 뉴스로 가득하고 전통적인 금융은 지나치게 기능적이고 지루했다"며 "사람들이 금융 서비스에 열정을 갖고 참여하게 만들려면 반드시 '재미'라는 요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을 단순히 돈을 불리는 도구가 아니라,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BBW 2025 행사장 내부에는 번지 트램폴린과 대형 미끄럼틀 등 놀이형 체험 시설을 배치해 축제적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전략을 구현한 곳이 바로 이번 'BBW 2025' 현장이었다. 콘란 CMO는 콘퍼런스를 엄숙한 회의장이 아닌 화려한 '축제(Festival)'로 기획했다. BBW 2025 행사장 내부에는 번지 트램폴린과 대형 미끄럼틀 등 놀이형 체험 시설을 배치해 축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그는 "이 공간에 처음 들어오는 사람에게 이번 행사는 마치 '크립토 페스티벌'처럼 느껴질 것"이라며 "사람들이 편안하게 질문하고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야 어려운 질문(Hard questions)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행사의 성과에 대해서도 숫자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3년 전만 해도 2000명 참석, 100명 연사 규모였지만 올해는 5000명 참석에 200명 이상의 연사가 참여하는 행사로 성장했다"며 "올해 주제인 '모멘텀(Momentum)'처럼 거대한 동력이 생겼고, 우리는 이제 대중화(Mainstream)에 근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교육은 보다 근본적인 목적을 가진 축이다. 콘란 CMO는 "여전히 가상자산에 회의적이거나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을 데려오는 유일한 경로(Pathway)는 교육뿐"이라며 "어렵고 복잡한 용어 대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 철학은 새로운 서비스 '바이낸스 주니어(Binance Junior)'에 담겼다. 마케팅팀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 서비스는 만 6~17세 청소년이 부모 관리 하에 가상자산을 저축하고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직접적인 매매는 전면 금지된다.
콘란 CMO는 "저 역시 금융을 학교가 아닌 가정에서 배웠다. 아버지께서 저축에 대해 이야기해주거나 할머니가 현명하게 써보라며 용돈을 주셨다"며 "바이낸스 주니어는 부모가 관리하는 제품이지만 아이들이 어떻게 이 공간에 들어오는지 디지털 자산 또는 전통 금융에서 어떤 기회가 있는지 자연스럽게 교육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어려운 코인 용어를 알파벳으로 쉽게 풀어낸 도서 '크립토의 ABC(ABC’s of Crypto)'를 15개 국어로 출간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이와 함께 바이낸스는 어려운 코인 용어를 알파벳으로 쉽게 풀어낸 도서 '크립토의 ABC(ABC’s of Crypto)'를 15개 국어로 출간하며 교육의 문턱을 한 번 더 낮췄다. 서비스와 콘텐츠를 아우르며 가상자산이 결코 복잡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래 잠재 고객을 위한 가장 확실한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재미'와 '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안전'이라는 울타리가 필수적이다. 콘란 CMO는 이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규제 준수'를 꼽았다.
그는 "미래는 규제된 상태(The future is regulated)"라고 단언하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22개의 라이선스를 확보해 가장 규제를 잘 따르는 거래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음을 강조했다.
이어 "규제 가이드라인이 모호한 시장(Gray area)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가장 엄격한 규제가 있는 것처럼 보수적으로 마케팅한다"고 밝혔다. 사용자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다는 신뢰가 있어야만 재미도, 교육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콘란 CMO는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높은 가상자산 채택률과 더불어 뛰어난 창의성을 가진 시장"이라며 "한국 사용자들이 보여주는 역동적인 트렌드는 바이낸스가 '재미'와 '교육' 전략을 짜는 데 있어 언제나 큰 영감을 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