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中 합작법인⋯국내 최초 리사이클 수직 계열화
입력 2025.12.10 10:32
수정 2025.12.10 10:35
중국 커린러와 합작 FIC 설립
난재성 폐기물 원료화로 원가 약 20% 절감
재활용 규제 강화 대응해 가격 변동·수급 리스크 차단
안재현(왼쪽 다섯 번째) SK케미칼 사장이 장시정(왼쪽 첫 번째) 커린러 사장 등 관계자들과 폐플라스틱 처리 시설인 ‘리사이클 원료 혁신센터’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케미칼
SK케미칼은 중국 산시성의 플라스틱 재활용 전문기업 커린러(Kelinle)와 함께 폐플라스틱 처리 시설인 ‘리사이클 원료 혁신센터(FIC, Feedstock Innovation Center)’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10일 밝혔다.
FIC는 폐플라스틱을 원료화하기 위해 가공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으로 이 시설이 완공되면 SK케미칼은 화학적 재활용 소재 생산을 넘어 폐플라스틱 소싱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확보하게 된다.
해중합 등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화학 기업이 폐플라스틱 소싱 설비를 갖춘 법인을 구축하는 것은 SK케미칼이 최초다.
양사는 커린러가 중국 산시성 웨이난시에 보유한 4000평 규모 유휴 부지에 폐기물을 일련의 공정을 거쳐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는 절차를 구축할 예정이다.
SK케미칼 리사이클 사업 벨류체인 도식화. ⓒSK케미칼
커린러는 현지에서 10년간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해온 기업으로,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료를 조달하고 SK케미칼의 기술력으로 전처리 후 재활용 원료인 PET 펠릿을 생산한다.
FIC는 페트병을 원료로 하는 기계적재활용 업체와 달리, 사용을 다하고 버려지는 이불과 페트병 분쇄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입자(미분)를 화학적 재활용의 원료로 만들어내는 시설로 지어질 예정이다.
초기 약 1만6000t의 재활용 원료 생산을 시작으로, 연 3만2000t 규모로 확대해 SK산터우에 필요한 원료 대부분을 공급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은 FIC 설립으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순환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의 경쟁력과 안정성을 대폭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환 재활용 사업은 폐플라스틱을 분자 단위로 분해해 다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폐플라스틱은 기존 원유와 같은 기초 원료의 역할을 하는데,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폐플라스틱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통상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업체들은 폐플라스틱 피드스탁(Feedstock)을 외부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조달하고 있다. 따라서 수급 상황이나 시황 등에 따라 가격 변동성과 공급 불안정성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자체 폐플라스틱 수급 체계 구축은 원료 수급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원가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FIC에서 주로 다룰 원료는 기존에 재활용 원료로 쓰기 어려워 소각되던 것으로, 재활용이 쉬운 투명 PET병 대비 저가로 수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안재현 SK케미칼 사장은 “FIC를 통해 해중합과 소재 생산에 이어 원료 확보까지 이어지는 완결적 리사이클 밸류체인을 확보하게 됐다”며 “재활용이 어려웠던 폐이불 등을 자원화 해 확보한 가격 경쟁력은 석유 기반 소재 대비 높게 형성된 재활용 플라스틱의 가격 장벽을 허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