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뇌물 수수' 피의자 사건 무마해 준 현직 경찰관 징역 6년
입력 2025.12.09 16:52
수정 2025.12.09 16:52
뇌물 건넨 대출중개업자는 징역 2년
검경 수사권 조정 악용한 것으로 드러나
"직무 공정성 등 공무원 신뢰 훼손"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데일리안DB
피의자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고 사건기록을 조작해 사건을 무마해 준 현직 경찰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 정모씨에게 징역 6년과 벌금 2억5000여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2억5150만원을 명했다.
정씨에게 2억원이 넘는 뇌물을 건넨 대출중개업자 김모씨에게는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정씨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여러 사기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김씨에게 "사건을 모아서 모두 불기소해주겠다"며 돈을 요구해 총 22차례에 걸쳐 총 2억112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오늘 돈 줘. 다 불기소해 버릴 테니까', '내년부턴 수사권 독립되고 바뀌는 시스템은 ○○이(김씨) 세상이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씨가 검경 수사권이 조정돼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사건은 불송치 결정을 하는 등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부여되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돈을 받은 대가로 김씨가 피의자인 사기 사건(고소인 기준 16건)을 다른 경찰서로부터 이송받거나 재배당받았고, 이를 불송치 결정하거나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씨와 김씨를 지난 6월 구속기소 했고, 이후에도 수사를 이어가 당시 정씨와 공모해 금품을 받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받는 동료 경찰관 A씨와 자신의 형사사건 관련 청탁을 하며 정씨에게 뇌물을 준 3명을 기소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경찰공무원으로서 누구보다 관련 법령을 준수할 의무가 있음에도 다른 피고인들로부터 2억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며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허위공문서 작성, 공무상 비밀 누설 등 여러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직무 공정성 등 공무원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정씨가 김씨로부터 받은 금액 중 일부를 반환한 점 아들 치료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은 유리한 양형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선 "정씨의 뇌물수수 범행에 대해 인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정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3명에게는 벌금 400만원∼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