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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라, 완벽한 포커페이스 뒤 숨겨둔 다채로운 매력 [D:인터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2.07 10:08
수정 2025.12.07 10:08

‘D.P.2’의 성소수자 탈영병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뒤 ‘약한영웅2’의 악의 축 나이진으로 서늘한 얼굴을 각인시킨 배우 배나라가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대중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


무게감을 완전히 내려두진 못했지만, 설레는 로맨스 한 스푼에 약간의 유쾌한 모습까지. 배나라에게도 다른 얼굴이 있음을 보여줬다. 인터뷰 현장에서도 배나라는 "원래 성격은 작품 속 캐릭터와 완전히 다르다"며 유쾌한 면모를 보이며 다양한 캐릭터를 기대하게 했다.


ⓒYY엔터테인먼트

배나라는 최고급 신혼집 경품을 사수하려는 두 남녀의 ‘달달살벌한’ 90일간의 위장 신혼기를 담은 SBS 드라마 ‘우주 메리 미’에서 백화점 상무 백상현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 부모를 읽고 보육원에서 자랐지만, 우연히 보떼그룹 막내아들을 도와준 인연으로 대기업 상무 자리까지 오른 인물. 그러나 백화점 대표이자 친구 성우의 사고를 수습하느라 양심도, 감정도 모두 버려야 했다.


밝은 분위기의 ‘우주 메리 미’에서 배나라는 유일하게 딱딱한 얼굴로 극에 무게감을 더했다. 주로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치열한 내면 갈등을 겪으며 진경(신슬기 분)과의 로맨스도 쌓아나가는 등 섬세하게 백상현을 구축해 나갔다.


“감독님과 캐릭터 연구를 할 때부터 무겁게 이 극을 끌어나가는 역할을 해달라고 하셨다. 표현의 낙차가 큰 캐릭터는 아니었다. 남들은 5, 10, 20씩 표현을 할 때 저는 소수점으로 표현하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표현은 줄이되, 눈빛과 호흡으로 미세하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했다. 어려웠지만, 오히려 즐겼다. 촬영하는 동안에는 실제로 말수도 줄어들고, 성격도 내성적으로 바뀌더라. 생각도 더 깊게 하려고 했다. 작품을 하면서 캐릭터에 동화가 되는데, 그 부분 때문에 배우라는 직업이 재밌는 것 같다.”


함께 로맨스를 완성한 배우 신슬기와의 대화를 통해 깊이를 더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물론, 촬영에 돌입하기 전부터 만나 대화하며 ‘케미’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나갔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부터 연기에 대한 수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있었기에, 백상현과 진경의 로맨스도 ‘현실감’ 있게 탄생할 수 있었다.


“캐릭터 빌드업을 하기 위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차 한 잔을 하며 이야기하자고 먼저 다가가기도 했었다. 대면으로 3, 4시간 연기 이야기를 한 기억도 있다. 그만큼 열정적이었다. (촬영을) 하면서 만들어가는 것보다 먼저 확실히 잡고 가는 게 필요하다고 여겼다. 촬영장에서도 누구보다 호흡을 많이 맞췄기에, 아무래도 대화가 많았다. 신슬기는 밝고 순수한 면이 있다. 그 부분이 진경에게 잘 녹아들었다고 생각했다.”


ⓒYY엔터테인먼트

이렇듯 캐릭터에 깊게 몰입을 하면서부터는 백상현의 변화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다. 후반부, 백상현은 진경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에 성공, 상우의 그늘에서 벗어나 옳은 길을 향해 나아간다.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변화는 아니었지만, “실제 나의 성격은 밝다”고 강조한 ‘유쾌함’도 틈틈이 보여주며 백상현을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계산을 줄였다. 초반에는 많이 신경을 썼기에 하나의 단단한 공이 만들어졌다. 그 후론 자연스럽게 상황에 따라 눈처럼 굴러갔다. 변화가 자연스러웠다. 감독님께서도 직관적으로 나오는 제 표현을 받아들여 주셨다. 나중엔 실제 배나라의 모습도 살짝 나온다.”


뮤지컬 배우로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넷플릭스 ‘D.P.2’에서 성소수자 탈영병 역을 맡아 대중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여기에 지상파 첫 출연작인 ‘우주 메리 미’를 통해 대중성을 한 뼘 더 넓혔다. 쌓이는 인지도가 신기하면서, 즐거워하는 부모님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사장님께서 쳐다보시더니 ‘우주 메리 미!’ 이러시더라. 기분 좋은 충격을 받았다. 알아봐 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분이 좋다고 했다. 유명해지려고 이 일을 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알아주시니까 신기하다. 비현실적인 느낌도 들고, 기분이 좋으면서 막중한 책임감이 생기더라.”


‘D.P.2’에 출연할 때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활발하게 시리즈물, 드라마에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물론, 다양한 드라마와 함께 무대도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연기하는 것이 행복하고 즐겁다는 배나라가 다음에는 또 어떤 역할로 즐거움을 선사할지 기대가 된다.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을 하고 싶다. 전에는 무대를 사랑하는 배우였다면 지금은 카메라도 사랑하게 됐다. 두 분야의 메커니즘이 많이 다르다는 건 느낀다. 그런데 서로 부족함을 채워주기도 한다. 카메라 연기는 그 결과물을 보는데 시간이 걸린다면 무대는 당장 박수를 받는다. 거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분명 있다. 왔다 갔다 하면서 밸런스를 유지하고 싶다. 저는 이 일을 하는 게 즐겁다. 연기하며 행복한 이 마음을 앞으로도 가지고 가고 싶다. 소속사가 제 의견과 뜻을 많이 존중해 주신다. 드라마도, 무대도 모두 재밌게 하고 싶다. 도전을 해서 많은 분들께 나를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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