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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피 조’ 조롱하던 트럼프, 자신도 꾸벅꾸벅…“나이엔 장사 없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1.26 20:22
수정 2025.11.26 20: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비만약 가 격인하 발표 행사 중 눈을 감고 있다. ⓒ AP/뉴시스

조 바이든(83) 전 대통령을 ‘슬리피(sleepy·졸린) 조’라고 조롱하던 도널드 트럼프(79) 미국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공개 일정 시간이 이전보다 짧아지는 등 노화에 따른 기력이 떨어진 징후가 뚜렷해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계속 올리고, 취재진과 전투적으로 격돌하고 격렬한 연설을 하면서 정력과 에너지가 넘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화로 인해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그는 지난 6일에도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열린 비만약 가격인하 발표 일정에서 조는 모습을 노출하는 등 자신이 공격해온 전임자의 경로를 답습하면서 그 또한 노화로 인한 우려를 피해 갈 수 없게 된 것이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일인 지난 1월20일부터 이날까지 1029건의 공식 행사에 참여했다. 이는 1기 취임 직후 같은 기간인 2017년 1월20일부터 11월25일까지 1688건의 공식 행사에 참석했던 것과 비교하면 39%나 줄어든 수치다. 정치정보 사이트 롤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행사 평균 시작 시각도 1기 첫해인 2017년에는 오전 10시31분에서 2기 때는 낮 12시8분으로 늦춰졌다. 종료 시각은 1기와 2기 모두 오후 5시 직후다.


또 2017년과 비교해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이동은 훨씬 줄었고 대신 해외 방문이 크게 늘었다. 올해 해외 출장 횟수는 8회로 2017년의 4회의 2배 수준이다. 더군다나 트럼프 2기에서는 대통령의 노화와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오른쪽 손등에는 멍이 들고 발목이 부어있는 모습으로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온갖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한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를 고갈시키지 않기 위해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독특한 건강철학을 밝혀왔다. 붉은 고기와 맥도날드 햄버거를 즐기는 식습관도 익히 알려져 있다고 NYT는 전했다. 매슈 달렉 조지워싱턴대 정치역사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선례를 따르고 있다”며 “주변 인물들은 판타지 속에 살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건강에 관한 허구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건강 상태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는 점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저하를 언론으로부터 숨긴 바이든 백악관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 전체는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건강은 여전히 매우 좋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아시아 순방 중 취재진에 월터 리드 국립군사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주치의가 공개한 요약본에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다. 검사에 대해 다시 질문받자 “그들이 무엇을 분석했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이든 분석 결과는 훌륭했고 그들이 본 것 중 가장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지난 8월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손 손등에 멍으로 보이는 검푸른 자국이 포착됐다. ⓒ 로이터/연합뉴스

2000~2013년 백악관 주치의를 지낸 제프리 쿨먼 박사는 전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쿨먼 박사는 부시와 오바마 대통령은 모두 매일 운동을 일정에 포함시켰다며 “부시는 매일 오전 6시45분에 집무실에 있었고, 오바마는 오전 10시에 (집무실에) 도착했지만 그의 하루는 오후 7시쯤 가족과 저녁을 먹을 때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좌진은 그(트럼프 대통령)가 유능하고 활발한 사람으로 보여주려고 하지만 그는 집무실에 있을 때마다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며 “그 나이에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 오를 때 직접 계단을 올라간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그가 무엇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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